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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조회 수: 6975, 2011.04.29 17: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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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입니다. 황사와 방사능 물질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그래도 창문을 꼭꼭 걸어 잠그기보다는 활짝 열고 해바라기 하고 싶은 날들이 많습니다.
남양주 패시브하우스는 저처럼 해바라기(‘광합성’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공간입니다. 지난 번 글에서 소개해드렸듯이 실외 곳곳에는 옥상 정원이 있어서 나무와 꽃들이 자리할 것입니다. 이렇게 좋은 에너지와 따스한 햇볕, 깨끗한 공기를 집 안으로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집 안에는 해바라기하기 좋은 곳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우선 거실과 주방 앞의 통유리는 두 말 할 필요 없이 좋은 조망과 채광을 담당하고 있죠. 햇빛은 집 안을 밝고 따뜻하게 해줄 뿐 아니라 강력한 소독력으로 청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햇빛이 가득한 밝고 따스한 공간은 심리적으로도 안정감과 포근함을 안겨 줍니다. 자, 그럼 남양주 패시브하우스의 조각 햇빛들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림 1 나무가 훔쳐보는 두 겹 창문 그림 2 방들이 연결된 복도에 오르기 전, 바닥에
햇빛 조각 하나
첫 번째 조각햇빛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 있었습니다. 거실과 주방 사이에 난 복도가 시작되는 지점에 작은 화장실이 자리해 있는데 그 곳에 실외로 통하는 작은 창문이 나 있었습니다. 대개의 화장실에는 실외로 난 창문이 없죠. 생각해보니 창문을 안 낸 것이 아니라 낼 수가 없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네요. 외벽에 닿은 화장실이 드무니까요. 그런데 이 집의 창문은 외벽을 넘어 담장 밖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바깥에서는 안이 안 보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림 3 천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크로키 같이 보인다. 그림 4 작은 방 깊이 들어오는 직사각형 햇빛이 리드미컬 하다.
복도 왼 편에 자리한 큰 방에는 하늘로 난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구멍 밖으로는 거친 질감의 나무들이 보였습니다. 맞은 편 방에는 천창 대신 큼지막한 창문 두 개가 있는데 그 안쪽으로 깊이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또 한 군데 눈여겨 봐야할 곳은 위에 있었습니다. 주방과 거실 앞의 옥상정원 말고 두 번째 옥상정원을 보기 위해 위로 올라왔더니 실내에서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던 창들이 보였습니다. 이 창들은 해가 높이 떴을 때에는 복도를 따라 햇빛이 흐르게 해주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환기입니다. 모든 창문은 외기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역할을 합니다. 집 안 곳곳에 위치한 창문들은 대부분 신선한 외기가 들어오는 역할을 해주고 바로 복도 위 높은 곳에 위치한 창문들이 실내 공기가 나가는 역할을 해줍니다.
여름철 집안에서 더워진 공기는 대류로 인해 상승하게 되고 이렇게 모인 공기는 복도 위 높은 창문을 통해 바깥으로 빠지게 되고 다시 신선한 외기가 들어옵니다. 지난번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땅 속의 온도는 연평균 10~`3℃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좋은 냉방 여건이 됩니다. 여기에 적당한 그늘과 잦은 환기를 통해 한여름에도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집은 냉방이나 난방이 꼭 기계적 설비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박스 같은 집에 이런저런 설비만 덧붙여 놓는 것보다는 꿈틀꿈틀 살아있는 집이 훨씬 생기 있습니다.
그래도 에어컨은 필요하지 않겠냐고 우려 섞인 질문을 하는 건축주에게 “만약 필요하게 되면 제가 사드리지요.”라고 큰 소리 치셨다는 소장님의 이야기를 믿어 봐야지요.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전체 외벽 중 창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6.8%입니다. 패시브하우스 기준인 30%보다 훨씬 밑도는 수치입니다.
그림 5 아래층 정원보다 넓은 위층 정원은 아마도 야생화 들판이 될 것이다.
그림 6 길게 난 창문이 복도 위에 깔릴 햇빛 카펫을 상상하게 한다.
다음 편에서는 가장 중요한 단열과 재료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남은 공사 잘 끝내게 해달라는 의미로 상량식도 곧 올린다고 하니 조만간 또 한 번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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