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슈퍼마리오에서 ‘버섯’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강력한 힘을 부여하는 핵심 아이템이다. 만일 이 버섯이 현실에서도 온실가스를 제거하는데 막강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 버섯이 온실가스 감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버섯은 나무가 죽은 후에도 대기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숲에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 Charles de
Mille-Isles
지난 3월 29일 사이언스(science)지 인터넷 판에 실린 한 논문은, 균근곰팡이(Mycorrhizal fungi)가 북반구에서 대기 중에 방출된 상당량의 탄소를 저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균근곰팡이는 나무의 뿌리에 서식하는 버섯류이다. 식물에게 수분과 양분을 공급하고 식물로부터 탄수화물을 받아 생활하는 등 식물의 뿌리와 공생관계에 놓여 있다.
연구진은 스웨덴 전역에 분포하는 30곳의 아한대(亞寒帶) 산림에서 탄소저장 메커니즘을 조사했다. 아한대 산림(boreal forest)은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에 걸쳐 전 지구 표면의 11%를 차지하고 있어 지구생태계의 탄소저장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아한대 산림은 탄소의 약 16%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는 나무들이 대기로부터 흡수한 이산화탄소는 나뭇잎이나 이끼에 저장되어 있다가 숲의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높은 농도의 탄소는 숲 토양의 표층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고농도의 탄소가 숲 토양의 표층이 아니라 토양의 깊은 층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나무에 저장된 탄소의 약 47%-70%는 나무의 뿌리에서 당(糖)의 형태로 전환되어 균근곰팡이의 영양분으로 사용되고 남은 찌꺼기는 다시 흙으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생태계에서 곰팡이는 생물의 사체를 분해하는 분해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보다 대기 속으로 배출하는 양이 더 많은 생명체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균근곰팡이는 예외로서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첨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인지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