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와 함께하는 기후행동: 기후위기, 행동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
이순희·최동진 지음|빈빈책방|2019년 10월
“이제껏 우리는 이 지구를 다 털어 쓰고 나면 가져다 쓸 수 있는 지구가 두세 개쯤 더 있는 것처럼 지구 자원을 탕진해 왔다. 그러나 지구는 하나뿐이다. 인류가 옮겨 살 수 있는 또 다른 행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르게 줄여나가 지구의 기후와 생태계가 안정을 되찾도록 돕는 것 말고는 우리에게는 그 어떤 대안도 없다.”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하는 기후행동』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꽂히는 문장이었다. 정말 우리는 지구가 두세 개쯤 더 있는 것처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청소년과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미래를 빼앗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후정의(climate justice)’에 관하여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기후정의에 대한 개념을 다듬을 수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 고소득 국가들(1850년~2011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9% 배출)보다 저소득 개도국들에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저소득 개도국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회피하고 복구할 자원과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펑펑 써대고 온실가스를 열심히 배출하여 배를 불린 선진국이 아닌 배곯은 개도국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세대 내, 세대 간 기후정의가 성립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진국은 먼 나라가 아니다. 2019년 10월 25일, 우리나라 정부가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선진국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 수준은 선진국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영국의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이 매우 불충분하다고 지적했으며, 2016년에는 우리나라를 ‘기후악당’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살고 있다.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 성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들의 미래를 마구잡이로 부수는 ‘기후악당’의 행태를 보는 미래 세대의 공포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세대가 배출한 온실가스가 미래 세대에게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안겨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Collins Dictionary)에서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 2019)로 ‘기후파업(Climate Strike)’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