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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19.01.30 11:43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서 1.5°C 이내로 억제하는 보조를 맞추는 일은 얼마나 엄청난 과제일까? 특정 정권의 야심 정책으로 달성할 있을까? 작년에 IPCC에서 공개한 지구온난화 1.5°C 특별보고서(IPCC, 2018) 보면 힌트가 있다. IPCC 기후변화 완화 비용을 탄소 가격으로 환산한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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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 단계별 탄소 가격(IPCC, 2018).

 

현재 우리나라의 목표 온실가스 배출량이 공개된 2030년을 기준으로 하면, 지구온난화 1.5°C 이내 억제 목표를 만족하는 탄소 가격이 이산화탄소환산 톤당 $1472($1336~4578)라고 한다. 가장 낮은 수준의 목표인 지구온난화 2°C 이내 억제 확률 50% 목표를 만족하는 탄소 가격은 이산화탄소환산 톤당 $62($48~156)라고 하니, 1.5°C 이내 억제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가늠할 있다. 참고로, 2018 마지막 거래일의 우리나라 배출권 최고 가격은 이산화탄소환산 톤당 25000원이었는데, 이것을 물가상승을 역산하여 2010 불변가격 기준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18.87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GDP 대비해보았다. 우리나라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관계부처 합동, 2018) 따르면, 2016 온실가스 배출량이 69400 톤이었던 우리나라는 2030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57430 톤으로 억제하려고 한다. 배출량에 IPCC 시나리오별 탄소 가격을 곱하면, 시나리오별 온실가스 저감 비용은 아래의 표와 같이 추산된다. 올해 1분기에 발표될 예정인 3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가정에 따라 2017~2030 사이에 GDP 매년 2% 성장한다고 보면, 2030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은 17411 달러(2010 불변가격 기준) 예상된다. 그렇다면 1.5°C 이내 억제 목표를 달성하는 필요한 기후변화 완화 비용이 GDP 49% 된다. 가장 낮은 목표인 지구온난화 2°C 이내 억제 확률 50% 달성 비용은 GDP 2%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배출권 할당량(연간 온실가스 54770 ) 2018 배출권 가격을 곱한 ( 103 달러, 2030 GDP 0.6%) 비교해도 3배가 넘는다.

 

 

1:    IPCC 특별보고서의 지구온난화 억제 수준별 탄소 가격을 만족하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완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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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혹은 기후변화 완화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극도로 단순한 비용 계산으로도 느껴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GDP 거의 절반을 투입해야 달성할 있는 목표라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라는 답은 우리의 후손에게 책임 있는 말이 아니다. 모든 가능한 대책을 동시에 추진한다(all-of-the-above) 전략[1] 있었는데, 현재의 기후변화위험을 생각하면 기후변화 대응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모든 수단준비에 가용한 모든 자원 투입해야 상황이 되었다.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정책도 단순히 탄소나 온실가스에 가격을 매기는 정책(탄소세 또는 배출권거래제)보다는 단일정책의 부족함을 채우는 여러 정책의 조합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Tvinnereim & Mehling, 2018) 관심을 받고 있다[2]. 그러나 결과를 단언할 없는 많은 정책 중에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까?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최우수 사례(“best practices”) 만들어가고 있는 유럽연합의 사례를 다시 한번 공부할 때가 같다. 2018 11 28, 유럽연합은 2050 장기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전략의 초안을 발표했다(European Commission, 2018a, 2018b).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1990년과 비교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80%~100%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럽연합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GDP 2.8% 해당하는 5200~5750 유로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미 GDP 2%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100% 감축하는 추가로 필요한 재원은 매년 1750~2900 유로(아래의 그림)라고 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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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유럽연합의 2050년 목표 배출경로(European Commission, 2018a).

 

유럽연합은 어떤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는가? 이번에 발표한 전략은 우선 파리협정의 목표(2°C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온난화”) 만족하는 5가지 기본 경로를 제시하고, 추가로 5가지 경로를 통합한 경로, 나아가 1.5°C 이내 온난화” 목표를 만족하는 2가지 경로, 8가지 장기 발전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다음의 참고). 유럽연합은 기본 5 경로(ELEC, H2, P2X, EE, CIRC) 어느 것을 따르더라도 정책이 성공한다면 1990년과 비교하여 2050년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이하로 낮출 있는 (80% 저감)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 경로(COMBO) 현실화하면 유럽연합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90% 줄어서, 1990년의 1/10 이하가 된다. 가장 강력한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담긴 2가지 경로(1.5TECH, 1.5LIFE) 유럽연합에서 2050년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유럽연합의 장기 저배출전략을 우리나라가 배울 있을까? 우선, 에너지효율화(EE) 순환경제(CIRC) 경로는 구체적인 정책 시행 단계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구호 자체에는 대다수가 동의하고 지지할 것이다. 에너지효율화는 비용이 대개 재생에너지보다 싸고, 순환경제는 국민이 미세먼지 다음으로 걱정하고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감축에도 핵심적인 경로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반대나 논란을 일으킬 있는 것은 신기술이 필요한 3가지 경로, 전력화(ELEC), 수소(H2), ‘전력기반 변환’(P2X; Power-to-X = power-to-gas, power-to-liquids, power-to-heat )이다. 전력화 경로는 발전원이 무엇이 될지와 송배전 주체 다양화 여부가, 수소 경로는 수소의 원료와 비용 경제성 확보까지의 국가 재정 투입 수준이, ‘전력기반 변환경로는 전력을 생산한 다시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따른 에너지/자원 손실 문제와 그에 따른 대규모 신규 설비 설치 등이 문제다. 여기서 질문이 떠오른다. 반대나 논란이 상당할 테니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채택한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경로 3가지를 남의 일로 생각하고 무시할 것인가? 아무리 유럽연합이 우리나라보다 정책 환경이나 기술 수준에서 앞서 있다 하더라도, 2050년까지의 계획을 선진국에서나 하는 치부하기엔 자존심마저 상한다.

어찌 보면, 전력화, 수소, ‘전력기반 변환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그림 2, 그림 3 참고). 전력화의 발전원 대부분을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있다면, 거기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공급(power-to-gas)하거나, 전기로 다른 산업의 원료를 생산(power-to-chemicals) 있기 때문에 지금의 많은 화석연료 기반 생산소비 방식보다 생애주기 환경 영향이 감소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4]. 미래의 같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나 일본은 이미 한낮의 과도한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수요를 넘어섬에 따라 발전을 제한하는 사례가 보고되어서, 남는 전력의 사용처를 고심하고 있다. 또한 어차피 재생에너지가 변환된 수소라면, 국내 생산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호주와 같이 땅값 싸고 햇빛 좋은 나라의 태양광 남는 전력을 암모니아로 변환하여 우리나라에 수입한 수소로 전환하는 것은, 몽골의 사막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지정학적 부담을 무릅쓰고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공급하겠다는 동북아 수퍼그리드사업보다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안이한 대응 수준에 실망한 영국의 원로 이론천체물리학자이자 왕립학회 의장을 역임한 마틴 리스는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실패했다면 신기술 활용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5] 주장한다. 수소산업과 이해관계가 기업인의 말이라 걸러 들어야 하겠지만, 일본 토요타 자동차 수소 부문 책임자인 히로세 가쓰히코 씨의 말은, 일단 표현 그대로는 설득력이 있다.

“[나는] 수소 사회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용어는 사회가 수소에 명운을 건다는 의미입니다. 대신 우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다양한 해결책의 묶음 전체에 투자해야 합니다.”[6]

수소 같은 하나의 기술에 대한 ’(all in; 도박의 걸기’)’ 함부로 아니지만, 모든 기후변화 대응 대책을 꼼꼼히 따져본다는 측면에서 기후변화 대응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는 나라들의 정책과 기술개발 방향은 공부할 가치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유럽의 기후변화 대응 경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시도하지 못하는 정책들이 실제로 정치에서 거론되고 의회를 통과할 있게 되는 과정을 배워야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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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전력화와 수소의 관계[7]. 우선, 남는 전력과 저장된 전기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水電解], water electrolysis)하여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를 이용하여, (i) 수소전기자동차의 연료전지에 연료를 공급하여 전기를 생산하거나, (ii)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합성 연료를 생산하거나, (iii) 질소와 결합하여 암모니아/비료를 생산하거나, (iv) 금속을 정련하거나, (v) 각종 화학반응을 일으키거나, (vi) 직접 열을 공급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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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다양한 전력기반 변환’ 기술의 개요(Eveloy & Gebreegziabher, 2018)남는 전력(그림의 ‘Excess’ electricity’) 전력변환 가스(power-to-gas; 수소메탄), 전력변환 액체연료(power-to-liquids), 전력변환 화합물(power-to-chemicals), 전력변환 (power-to-heat) 쓰일  있다.

 

표 2: 유럽연합 ‘장기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 전략’의 배출경로별·부문별 주요 정책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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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온실가스 배출경로별 배출·흡수 추이(GtCO2eq)

 

참고문헌

관계부처 합동. (2018).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 로드맵 수정안. 세종: 관계부처 합동.

European Commission. (2018a). A Clean Planet for all: A European strategic long-term vision for a prosperous, modern, competitive and climate neutral economy. (COM(2018) 773). Brussels, Belgium: European Commission.

European Commission. (2018b). In-Depth Analysis in Support of the Commission Communication COM(2018) 773. Brussels, Belgium: European Commission.

Eveloy, V., & Gebreegziabher, T. (2018). A Review of Projected Power-to-Gas Deployment Scenarios. Energies, 11(7), 1824. doi:10.3390/en11071824

IPCC. (2018). Global Warming of 1.5°C. (In Press). Incheon, Korea: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

Tvinnereim, E., & Mehling, M. (2018). Carbon pricing and deep decarbonisation. Energy Policy, 121, 185189. doi:10.1016/j.enpol.2018.06.020

 

 

박훈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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