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나는 전남 영광에서 부모·형제가 있는 서울로 역귀성을 한다. 한 해 동안 크지 않은 농지에서 수확한 이런저런 농작물을 승용차에 싣고 잘 닦인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명절로 인한 설렘은 어느덧 사라지고 끝없이 늘어선 차량 행렬과 사통팔달 연결된 도로망에 둘러싸인 땅을 보며 나도 모르게 욕을 쏟아낸다. 우선 4차선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곳은 마을 몇 개가 들어서고도 남을 만큼의 땅이 버려진 채 도로를 떠받치고 있다. 저런 교차로로 인해 버려진 땅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까 하고 헤아리다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원문보기]
(경향신문 오피니언, 2017.01.30, 황대권 생명평화마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