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평화방송] "'플라스틱','재활용'보다 좋은건 '안 쓰기'" 이윤희 박사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82, 2019.08.22 09:10:52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고정코너 '기후정의를 말한다' 8월 20일 방송

    "'플라스틱','재활용'보다 좋은건 '안 쓰기'" 이윤희 박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선임연구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함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이슈가 된 게 작년 4월인가요? 그 때 당시에 쓰레기를 수거해가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었죠. 

    ▶네. 워낙 사안이 심각하고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었던 일이라 국민 대부분이 잘 알고 있으실 텐데요. 작년 4월 재활용 쓰레기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수입을 금지하고 국내 재활용 수거업체들이 수거를 거부하면서 생긴 일이었죠. 

    저도 작년 이맘 때 일반 주택에 살았는데 당시 수거일에 맞춰 쓰레기를 분리해서 내놔도 수거해가지 않아서 다음 날 되면 다시 들여놓고 대문 한 쪽에 쓰레기가 쌓이고 했던 게 한 달 이상 갔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런데 당시 불편함도 있었지만 제가 충격을 받았던 건 제가 배출한 쓰레기 양 때문이었어요. 

    아이까지 포함해 5인 가족인데 2~3일 수거해가지 않았는데도 쓰레기가 엄청나게 쌓이더라구요. 그 중에 역시 플라스틱류가 제일, 다른 쓰레기들의 몇 배가 될 정도로 제일 많았고요.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이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내놓으면 바로바로 수거해가서 내 눈 앞에 보이지 않으니까 저처럼 그 정도까지인 줄 몰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상당 수 있으시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갑자기 터진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일이 조금 시기만 앞당겨졌을 뿐이고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우리 눈으로 확인한 계기가 됐었던 거 같습니다. 


    ▷네. 저도 그 당시 기억이 나는데요. 우리가 플라스틱을 많이 쓰는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하던데, 재활용률은 30% 정도밖에 안 된다고요? 

    ▶네. 부끄럽게도 우리나라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요. 2015년 기준으로 연간 1인 평균 133kg 정도를 소비하는데 어떤 곳에서는 이 양을 와닿기 쉽게 대한민국 국민 평균 몸무게와 비교했더라구요. 한국인 1인의 평균 몸무게를 65kg로 봤을 때 우리 모두 1년에 내 몸무게의 두 배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내놓고 있는 건데 플라스틱 부피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용도도 대부분 제품 용기나 포장재라는 걸 감안하면 그 양은 실제 더 어마어마하죠. 그리고 재활용 얘기를 하셨는데 쓰레기 대란 이후 국민들에게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에 하나가 이 재활용 문제였어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분리수거는 세계 최고 수준이잖아요. 2013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세계 환경강국인 독일이 65%고 우리나라가 59%로 두 번째로 재활용을 잘 하는 나라로 뽑혔고 실제 국민 대다수가 우리가 열심히 분리수거한 플라스틱류가 대부분 재활용이 되는 걸로 알고 있었죠.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니 너무 많은 문제가 숨겨져 있었어요. 

    재활용 시스템은 크게 ‘수거-선별-처리’의 3단계를 거치는데 각 가정에서 분리배출하면 수거해서 폐기물 선별장으로 옮겨지고 선별 업체가 재활용되는 것과 안 되는 것으로 분류를 해요. 그리고 재활용 가능한 원료는 재생원료 생산 업체로 가고, 재활용이 안 되는 폐기물은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거죠. 그런데 상식적으로 재활용률이라고 하면 이 재생원료 생산 업체로 가서 재활용원료가 되어 나오는 비율이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동안 제시된 재활용률은 수거 후 재활용 선별 업체로 넘어간 지점의 비율이었어요. 


    ▷우리가 알고 있던 재활용률이 실제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비율이 아니었다고요? 

    ▶네. 심지어 2017년도 환경부 자료만 해도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 100% 전량이 재활용된 걸로 되어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선별 업체에서 분리하는 과정에서만 재활용 불가능한 것들이 다시 40% 이상 나오는데 문제는 이 수치 역시 전체 선별장이 아니라 전체 폐기물의 30% 정도만 처리하는 공공선별장 현황만 파악한 거고요. 

    나머지 70%를 처리하는 민간업체들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데 민간업체들 대부분이 영세 사업장이기 때문에 사정은 더 열악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간업체들에선 분리가 까다롭고 재활용 품질이 좋지 않으면 인건비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재활용을 포기하고 소각, 매립장으로 보내거나 그 동안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했던 거죠. 재활용업체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30% 내외로 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30%밖에 안 된다니 이 또한 놀라운데요. 이렇게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뭔가요? 

    ▶제가 수익성 이야기를 했는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건 결국 저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가 생산되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지 못한다는 문제인데요. 품질이 낮은 문제를 다시 들여보면 문제는 크게 단일 플라스틱이 아닌 복합 소재, 투명이 아닌 유색 용기와 라벨 등의 후가공 처리 때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플라스틱도 PP, PET, PE, PS 등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이게 종류별로 섞이면 재활용 원료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아예 재활용이 안 돼요. 

    그런데 겉으로 보기엔 같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샴푸, 세제 용기, 일회용 음료수 용기 대부분 PP면 PP, PET면 PET 이렇게 한 가지로 되어있는 게 아니라 뚜껑 따로, 본체 따로 소재가 각각이고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분리배출 과정에서 이걸 따로 분리해서 배출하자고 안내하고는 있는데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사실 분리배출 자체도 시민 입장에선 수고가 많이 드는 일인데 일일이 라벨까지 떼어내는 게 쉽지 않잖아요. 

    또 분리를 하려고 해도 접착이 강하게 되어있어 잘 되지 않거나 샴푸 용기의 펌프 같은 경우는 파쇄를 하지 않는 한 분리가 사실 상 거의 불가능해요. 거기엔 플라스틱 뿐 아니라 스프링 같이 아예 금속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대부분이고요. 그리고 미관상 좋게 하려고 유색 용기로 만들고 코팅 등 후가공 처리를 하는 것도 재활용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고요. 이렇게 현재 재활용 기술 수준과 플라스틱 폐기물 수준 간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요즘 다시 설계, 디자인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에코디자인, 유니 소재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네. 말씀하신대로 처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중요한데 마지막에 언급하신 내용 중 유니 소재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 것 같은데요.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면요. 

    ▶유니 소재 Uni-material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Uni는 통합성(Unity), 독창성(Unique), 범용성(Universe)의 Uni에서 따온 거고요. 유니 소재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단일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기 때문에 앞서 지적한 복합 소재로 인한 재활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하나의 제품에 여러 소재를 썼던 것은 재활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플라스틱 소재별로 물성, 기능, 원가가 다르다보니 부품별 용도와 원가 절감을 위해 다른 플라스틱을 썼던 건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범용 가능한 원천 소재를 개발한다거나 해체, 분리가 쉽도록 구조를 변경해서 소재 수를 줄이는 것도 유니소재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국가연구기관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개발, 시범 적용 등을 해오고 있는데 사실 그 동안 중요성이 부각되어 있지 못하다가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니 소재, 이야기를 들어보니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 막막했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안심이 되는데요. 이런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래도 플라스틱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시급하겠죠? 

    ▶네. 흔히 생분해 플라스틱도 그렇고 유니소재도 그렇고 기술적 대안들이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 상용화되려면 아직 상당 기간이 필요한데 우리의 소비가 이미 기술 발전 속도를 추월했을 정도로 플라스틱 폐기물 양은 그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과거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재생산(reproduction),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활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도 쓰였었는데요. 

    이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refuse, 거절하기, 즉 아예 사용하지 않기가 필요하다는 게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각국 정부나 시민단체, 시민들 스스로도 움직이고 있는 플라스틱 프리, 플라스틱 아웃 등의 실천이 그 맥락이고요. 좋은 사례들이 많은데 시간 상 그건 다음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대신 오늘 마지막으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동안 각종 포장재나 현수막을 포함한 각종 행사용품 등이 편리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격식을 갖추기 위해 쓰이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있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도 얼마 전부터 가급적이면 현수막 대신 스크린으로 대신하고 얼마 전 서울시 행사에 갔더니 그렇게 하던데 이런 것들을 보고 격식을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원 순환, 폐기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일로 이해하고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나누겠습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위원이신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전문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 홈페이지)


    방송 다시듣기

    http://podcast.cpbc.co.kr/open/?name=2019-08-21_20190820_1.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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