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평화방송]'기후행동, 정의 실현하는 용기 필요' 이윤희 박사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68, 2019.07.24 16:10:03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고정코너 '기후정의를 말한다' 7월 23일 방송

    '기후행동, 정의 실현하는 용기 필요' 이윤희 박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윤희 선임연구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주요 발언]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이신 이윤희 박사와 함께 
    기후행동의 필요성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사님. 

    ▶네, 안녕하십니까. 



    ▷지난번 방송에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우리 모두 행동해야 한다. 그것도 지금 당장이라고 하셨잖아요. 행동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일까요? 

    ▶네. 비단 연구소 뿐 아니라 기후변화 과학자나 시민단체들은 늘 기후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해서 지금 당장 모두 기후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라는 용어 대신 기후위기, 기후비상사태 등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까지 하고 있고요. 2015년 파리에서 파국적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전 지구 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가급적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신기후협정을 맺었는데 최근 전 세계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이를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20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10년에서 20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요?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건 알았지만 그 정도까지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탄소예산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파리협정에서 목표로 설정한 2도씨 이상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걸 막기 위해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탄소예산이라고 하고요. 총 1조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전체의 60% 이상을 썼고요. 앞으로 남은 탄소예산은 40%가 좀 안 됩니다. 일부 인류 역사가 200만년이나 됐는데 절반 좀 넘게 썼네, 절반 정도 남았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해 지구 온도가 상승한 것이 산업화 이후, 그 기점을 1850년~1900년도 사이로 보고 있는데요. 200만 년 중에서 탄소예산의 60%를 써버린 건 20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거든요. 더 큰 문제는 가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붙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 과학자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남은 40% 탄소예산을 채 20년이 되기도 전에 다 써버릴 거라는 거거든요. 



    ▷탄소예산이 절반도 채 남지 않고 20년이 되기도 전에 다 써버릴 수 있다. 언뜻 이해하기 쉬운 얘기는 아닌데 심각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기후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도 더 와 닿고요. 그런데 기후행동이 뭔가요? 대중교통 이용하고 종이컵 안 쓰고 그런 건가요? 

    ▶네. 맞습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종이컵이나 비닐봉지같은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 장바구니 쓰기, 쓰레기 분리배출.. 그리고 지난 번 식생활 관련해서 육식 대신 채식하고 수입 식재료 대신 국산 제철 식재료 선택하는 것. 이 모든 것이 기후행동입니다.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실천들을 말하는데 전에는 녹색생활, 친환경행동, 저탄소생활 등으로 불렀고요. 



    ▷기후행동이라고 해서 뭔가 다른 건가 했는데 그렇군요. 그런데 대중교통 이용하고, 텀블러, 장바구니 쓰고 이런 건 잘 되고 있지 않나요? 제 주위에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거 같은데요. 

    ▶ 네. 우리나라 국민들은 환경이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인지나 지식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관련 설문조사를 해보면 대한민국 국민 절반 많게는 70% 이상이 환경이나 기후변화 문제가 중요하고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걸로 나와요. 

    실제 행동 측면에서도 쓰레기 분리수거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요즘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에서 규제하는 것도 있지만 참여율이 높아서 실제 일회용 컵 사용량도 단기간에 상당히 줄어들었고요. 하지만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죠. 대한민국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그 증거고요. 이제까지도 그랬고 아직도 기후행동은 대세가 되지 못했다. 환경 기후변화 관련 연구자, 활동가들의 가장 오랜 고민이자 풀기 어려운 난제입니다. 



    ▷기후행동은 대세가 되지 못했다. 난제라고까지 하셨는데 기후행동이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아까 말씀하신 것들은 대개 저도 들어보고 행동에 옮기고 있는 것들도 있어서 그렇지 않은 거 같았는데 말이죠. 

    ▶네.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고 관심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인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직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폭염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는데, 다수는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후행동의 현실입니다. 

    또 기후행동의 숨겨진 진실로 리바운드 효과라는 게 있는데요.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선택하지만 가전제품의 수는 더 늘어나서 전체 전기사용량은 줄어들지 않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지만 이것 역시 새로운 디자인의 새 텀블러로 자주 바꾼다거나. 이렇게 기후행동을 하긴 하지만 다른 그렇지 못한 행동들로 효과가 상쇄되거나 오히려 기후변화 영향이 더 커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미 기후변화의 수준은 한두 가지 기후행동만으로는 부족해서 생활 전반을 바꿔야 하는 정도로 심각해졌는데 아직 우리 생활은 기후변화를 막기보다는 외면하고 피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건 알겠는데 갑자기 생활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하니 가능할까 싶은데요. 그리고 개인이 하기엔 너무 어려운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네.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개개인의 생활 전반이 바뀌어야 하는 건 맞는데 기후행동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탄소 집약적인 시스템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경제 시스템은 이미 너무 거대하고 견고해서 개인은 절대 맞설 수 없는 거대한 공룡과 같거든요. 

    일회용 포장재만 봐도 일회용품을 줄이고 싶어도 대형마트에 가면 모두 그것도 이중삼중 포장이 되어있고요. 그리고 우리는 분리수거를 정말 열심히 하는데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실제 제댈 재활용이 되는 비율은 30%도 안 된다고 하고요. 

    요즘 시민들이 앞장서서 재래시장에서 비닐봉지나 일회용 용기 쓰지 말자 하면서 장바구니 뿐 아니라 직접 찬합 같은 용기 가지고 다니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분들 말씀이 제일 힘들었던 게 그걸 일일이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아니라 개인 용기에 달라고 하면 뭘 이런 걸 가지고 다니냐고 한다거나 아무래도 상인 분들도 익숙지 않으니까 바쁘다고 좀 귀찮아하신다거나 하는, 어찌 보면 일회용품이 당연해진 시스템과 인식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 시스템 문제를 들으니 기후행동이 더 멀게만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기후변화가 이렇게 심각한데 안 할 수는 없고,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네. 기후행동은 하면 할수록 어렵고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의를 실현하려면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불편하고 힘들다고 외면하거나 피하지만 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맞설 수 있는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죠. 

    이 외 저는 두 가지를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함께 할 친구와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요구해야 한다는 건데요. 기후행동처럼 지속적으로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행동들에는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안도감과 자기 확신, 타인의 인정과 격려가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있고 실제 최근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를 하고 계신 분들도 많아요. 또 정부와 기업에 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만 해도 아이러니하다고 느끼는 건 미세먼지 배출에는 개인보다는 산업, 기업의 책임이 큰데 요즘 보면 가전제품, 온갖 생활용품, 보험까지 기업들이 지금 상황에 책임을 지기보다 기회로 이용하는 게 크지 않나 하는 거예요. 당장 피해가 심각하니까 필요한 건 이용해야겠지만 우리 시민들이 거기에서 그치지 말고 미세먼지 줄이는 활동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지켜봐야 하는 거죠. 



    ▷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함께 기후행동의 필요성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 전문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 홈페이지)

    방송 다시듣기
    http://podcast.cpbc.co.kr/open/?name=2019-07-24_20190723_4.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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