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나눔] 신기후체제에서 국제개발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 전문가 인터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86, 2021.02.04 13:52:02
  • 안녕하세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주희입니다. 저는 국제개발협력(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 관심이 많아 인턴기간동안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설 녹색 ODA센터 업무를 주로 도왔습니다. 녹색ODA센터는 한국의 개발협력사업이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올해는 신기후체제의 시작과 함께 한국의 그린뉴딜이 시행됨에 따라 ODA 사업에서도 녹색 ODA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대두될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작년 12월 코이카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손혁상 이사장님께서도 이번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세 가지 과제 중 첫 번째로 ‘글로벌 탄소중립을 촉진하는 그린뉴딜 ODA의 선도적 추진’을 말했습니다. 이런 배경이 앞으로 한국의 ODA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고자 코이카에 기후·감염병 대응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박도현 과장님께 인터뷰를 요청하였습니다. 

     

    정부의 녹색 ODA 확대 목표가 설정된 2008년부터 작년까지 수행된 한국 녹색 ODA 사업 전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2008년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East Asia Climate Partnership)을 시작으로 녹색 ODA가 태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5년간 2억 불 규모의 기후 ODA 프로그램이 추진되었고 물 에너지 폐기물관리 등 우리나라가 기술 비교우위가 있는 ODA 사업들이 많이 지원됐습니다. 이후 10여 년간 우리나라 ODA 규모가 확장되어온 만큼 녹색 ODA도 함께 확대되어 오긴 했지만, 전체사업에서 녹색 ODA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계획, 그린뉴딜 등을 해외사업을 통해서도 실현하려면 지금보다 양적으로도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고, 이미 정부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전체 ODA 사업 중 녹색 ODA 사업은 양적으로 아주 부족했다고 평가하시는군요. 그렇다면 신기후체제의 시작인 2021년부터의 한국 ODA 사업의 어떤 변화를 예측하시나요?

     

    2021년은 신기후체제의 돌입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을 2020년 하반기에 발표하여 2021년 과제들이 착수되는 원년으로, 녹색 기후 환경 분야 전반에 있어서 활성화가 예상되고 ODA에도 영향을 미칠 거로 생각합니다. 특히 정부 계획에서 강조되고 있는 분야들, 예컨대 친환경에너지 전환이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기술 등 분야 활성화가 예상됩니다. ODA에도 그러한 신사업 모델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한국의 ODA 사업에서 기후변화 대응 분야 외의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당면한 문제의 해결에 집중하다 보니, 기후변화 문제를 간과하거나 오히려 기후변화를 더욱 악화시키는 사업이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면서 ODA 사업 모든 분야에서의 녹색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환경주류화(ODA 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환경적 영향의 최소화)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원조기관에는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환경·사회 세이프가드'(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적·사회적 피해를 예방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라는 제도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ODA 사업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사업에서 발생할 환경사회적인 영향을 사전에 예측, 점검하고, 그 위험도에 맞게 사업 전주기에 걸쳐 관리해나가는 식입니다.

     

    기존에는 환경주류화라고 해서 환경적 영향만을 고려했으나, 점차 기후변화 context에 대한 고려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즉,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배경이나 사업요소가 필수적으로 변화해 간다든지, 사업 자체가 미칠 기후 환경 사회적인 영향에 대해서 평가한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이프가드 제도만으로 녹색 주류화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고, ODA 사업의 기획형성 단계서부터 모니터링, 사후의 평가에까지 전주기에 걸쳐서 기후요소를 주류화해 나가야 합니다. 많은 원조 기관에서 가이드라인, tool, practice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분야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의 진로에 신기후체제로의 전환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신기후체제 속에서 청년들의 어떤 역량이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신기후체제는 결국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틀입니다. 파리협정이 갖는 본연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온도 2°C 이내(최근은 1.5°C 목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선 그간 우리가 해왔던 방식대로(business as usual)로는 목표달성은 힘들 겁니다. 개발협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 경제 사회 전반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전환의 상당 부분은 cost이기도 하고, 그걸 수용하는 사회적 합의와 수용성이 필요합니다. 신기후체제가 돌입한다고 해도 일반 국민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을 겁니다. 기후변화가 중요하다고 대부분이 인식은 하지만, 전기료가 오르는 건 원하지 않는 모순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기료는 에너지정책에 밀접한 연관이 있고 에너지정책은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 직결돼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회 전반에서 더 치열한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분들이라면 그러한 시각과 본인의 가치판단이 필요하겠습니다. 가치판단은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고 의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기후 문제는 여러 분야에 걸친 cross cutting한 문제이므로 어느 특정 분야 전문가만 필요한 건 아닙니다.

     

    에너지, 물, 폐기물, 도시, 산림, 농업, 금융 등 어떤 분야에 있든지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고민하고 본업에서 그것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ESG가 화두이므로 민간에서도 그러한 기회가 앞으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특정 역량을 키워야 한다기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기후 문제를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특정 역량보다는 여러 분야의 의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오는 가치판단! 이것이 중요하군요. 저를 포함한 녹색 ODA 사업에 관심이 많은 청년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주희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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