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침반 ― 토막설명] 시베리아 폭염, 해양 폭염, 마른 홍수 또 폭염. 우리 곁에.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696, 2020.07.07 13:07:06
  • # 시베리아의 폭염이라니


    베르호얀스크(Verkhoyansk) 북위 67°33′에 위치해서 북극권(위도 66.5° 이상) 속하는 도시이다. 도시는 1892 2 최저기온 −69.8 °C 기록한 적이 있는데 연평균 기온은 8.5 °C 이고, 6 평균 기온은 20 °C 정도이다. 2020 6 20, 도시의 기온이 38 °C 기록했다. 지난 30년간 세계의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상승했는데 시베리아 지역은 특히 상승 폭이 커서 1951~1980 평균 기온 기준으로 최대 7.5 °C 상승했다(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다」[이순희], 「열염순환과 텔레커넥션」[김남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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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전체가 온난화하는 상황에서 북극권이 유독 온도 상승 폭이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과학자들은 이러한 북극온도증폭현상(polar amplification, arctic amplification) 설명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가장 알려진 설명은 북극 지역의 특성상 얼음과 눈으로 덮인 지역이 많았는데, 온난화로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줄어들어 열이 많이 축적된다는 이론이다(Taylor et al., 2013). 지구 전체의 대기 순환 관점에서 대기 순환을 통해 저위도에서 북극으로 수송되는 열이 많아져서(Alexeev & Jackson, 2013) 또는 온난화로 인해 지역의 대기 기온의 수직 분포도 바뀌었는데, 그러한 변화가 저위도 지역에서는 기온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고위도 지역에서는 기온을 높이는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Goosse et al., 2018)이라는 설명도 있다. 해양 순환과 연결 지어서 보통 저위도와 중위도에서 열을 축적한 바닷물이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아래로 가라앉고 차가운 표층수와는 섞이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북극권 심해로 이동한 열이 증가하면서 표층수까지 전달이 되면서 얼음이 녹았다는 설명도 발표되었다(Beer, et al., 2020). 이처럼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듯하다.

    원인을 찾는 일은 어렵지만 북극 지방의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연중 대부분을 눈과 얼음으로 존재하던 물의 상태가 액체로 변하면서 얼음과 눈이 차지하는 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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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하게도 극지방의 눈과 얼음 위에서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과 생물들도 생존/생활 방식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IPCC 보고서 『변화하는 기후 안에서 해양과 빙권에 관한 특별보고서』는 빙권이 줄어들면서 발생하게 영향들이 매우 심각할 것으로 진단한다. 가장 영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다. 그런데 해수면이 상승하는 원인은 녹은 빙하 때문만은 아니다.


    # 바다도 폭염이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발생하지만, 열은 대기뿐 아니라 바다에도 축적된다. 바다는 기후시스템 잉여열의 89%가량을 흡수하고 육지보다 비열이 커서 지구 전체의 기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기여해왔다. 바다가 축적한 열을 해양열용량(Ocean Heat Content)이라고 하는데 2000 이후로 평균치보다 훨씬 많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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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해양 폭염(marine heat-waves)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해양 폭염이란 육지에서 우리가 겪는 폭염과 같이 바다 수온이 해당 지역 수온의 99% 넘을 때를 의미하는데 1982~2016년에 전보다 배가량 늘었다.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 탈산소화가 일어나는 범위가 늘어나고 안에서 살아가는 생물과 생태계는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참고 링크 --> 탈산소화 설명).

    지구 전체의 바다가 축적한 열용량 측정은 까다로운 일이라고 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현장에서 수온 감지 장치를 사용해서 측정하기도 하지만 지구적 자료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바닷물의 높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추정한다. 바닷물이 열을 많이 축적하여 온도가 높아질수록 바닷물이 팽창하기 때문이다. 지구 전체 평균해수면높이는 1902 이래 2015년까지 16cm 상승했다. 1901~1990 사이에는 매년 1.4mm 상승했는데 2006~2015 동안 매년 3.6mm 높아져서 상승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06~2015 사이에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연평균 1.8mm, 열팽창에 의해서는 해수면이 연평균 1.4mm 늘어났다. 수치는 지구 전체 평균에 해당하며 지역마다 여건에 따라 해수면 상승 폭이나 영향은 달라진다(IPCC, 2019).


    # 마른 홍수


    해안 지역에서 바닷물의 높이는 시시때때로 바뀐다. 기조력에 의해서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기 때문인데 달과 지구와 태양의 위치에 따라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매우 (사리) 작을 (조금)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해안 지역에서 거주하려는 사람들은 몇십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도 일상적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에 집을 짓고 도로를 만들었을 것이다. 간혹 폭풍우나 해일이 없이도 거주 지역까지 밀물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마른 홍수(sunny day flooding)라고 한다. 마른 홍수는 흔히 슈퍼문이 떠서 기조력이 다른 때보다 커지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인천 지역의 침수도 슈퍼문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도된 적도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마른 홍수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기조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닷물이 들어오면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삼각주나 사람들이 밀집해서 주거하는 도시는 매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짠물이 들어오기도 하고 지반 침식이 일어날 있다. 이미 지대가 낮은 세계의 해안가 도시들은 방조제를 건설하거나 건설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하수 시스템을 고치는 대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의 모든 해안 지역에서 이렇게 대비를 있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방조제를 통해서 대비된다는 보장도 없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열대저기압과 강수 강도가 강해지면 더욱더 위험할 것이다. IPCC 특별보고서(2019) 대부분의 지역에서 100 빈도로 나타나던 극단적 해수면상승 현상(extreme sea level events) 온실가스농도가 어떤 경로로 가든 2050 기준으로 1 빈도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 우리나라의 폭염


    극지방이 다른 위도 지역보다 기온 상승 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하나는 로스비파의 변화와 그에 동반된 제트기류의 변화이다. 최근 들어 극지방의 기온 상승 폭이 커지면서 고위도와 저위도 차이가 작아짐에 따라 제트기류의 흐름이 늦춰졌다. 이로 인해 구불구불해진 제트기류의 북쪽과 남쪽에 있는 기압대들이 빠르게 이동하지 않고 지역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여름에 마침 우리나라 위에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를 머금은 고기압이 오래도록 머무르게 된다면, 고기압을 밀어내고 비를 뿌려줄 습한 저기압이 서쪽에서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엄청난 폭염을 장기간 겪어야 것이다.

    폭염으로 빙하가 녹고 물폭탄을 동반한 폭풍우와 태풍이 오고 극심한 건조와 산불이 일어나고 해수면 상승에 따라 마른 홍수가 잦게 일어나는 일은 하나만으로도 견디기가 고역스러운 위험들인데, 이제 이러한 현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서로를 증폭시키며 우리 곁에 있다. 이러한 위험들로 인해 겪을 피해를 피하거나 줄이기 위해서 우리는 어느 정도 세심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


    참고문헌

    MBC 뉴스. (2015, 10 1.). 슈퍼문으로 높아진 해수면, 인천 침수 피해 잇따라. https://imnews.imbc.com/replay/2015/nw1800/article/3781603_30267.html

    김남수. (2019). 열염순환과 텔레커넥션. 기후변화행동연구소. http://climateaction.re.kr/index.php?mid=news04&document_srl=175636

    이순희. (2020).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기후 이야기 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http://climateaction.re.kr/index.php?mid=news01&document_srl=178122

    Alexeev & Jackson. (2013). Polar amplification: is atmospheric heat transport important? Climate Dynamics, 41, 533–547. http://dx.doi.org/10.1007/s00382-013-1763-3.

    Beer, et al. (2020). Polar Amplification Due to Enhanced Heat Flux Across the Halocline.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47(4), e2019GL086706. https://doi.org/10.1029/2019GL086706

    Goosse, H., Kay, J. E., Armour, K. C., Bodas-Salcedo, A., Chepfer, H., Docquier, D., Jonko, A., Kushner, P. J., Lecomte, O., Massonnet, F., Park, H.-S., Pithan, F., Svensson, G., & Vancoppenolle, M. (2018). Quantifying climate feedbacks in polar regions. Nature Communications, 9(1), 1919. https://doi.org/10.1038/s41467-018-04173-0

    IPCC. (2019). Special Report on the Ocean and Cryosphere in a Changing Climate. https://www.ipcc.ch/srocc/home/

    NASA. (2020). GISS Surface Temperature Analysis (v4).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https://data.giss.nasa.gov/gistemp/maps/index_v4.html

    NOAA. (2020). Climate Change: Ocean Heat Content. https://www.climate.gov/news-features/understanding-climate/climate-change-ocean-heat-content

    Taylor, P. C., Cai, M., Hu, A., Meehl, J., Washington, W., & Zhang, G. J. (2013). A Decomposition of Feedback Contributions to Polar Warming Amplification. Journal of Climate, 26(18), 7023 7043. https://doi.org/10.1175/jcli-d-12-00696.1

    https://www.sciencealert.com/humans-unleash-irreversible-hothouse-earth-scientists-warn-global-warming-climate-change-feedback


    김남수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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