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평화방송] "코로나, 기후변화 대응 위해선 편리함에 익숙해진 습관부터 버려야" 박훈 연구위원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81, 2020.03.27 13:58:10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고정코너 '기후정의를 말한다' 3월 24일 방송

    "코로나, 기후변화 대응 위해선 편리함에 익숙해진 습관부터 버려야" 박훈 연구위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박훈 연구위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박훈’ 연구위원과 '코로나19 위기에서 배우는 기후변화 대응의 아이디어’에 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훈 위원님?

    ▶안녕하세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 시기에 기후변화,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코로나19가 모든 환경문제를 밀어내고 국민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서 실망할 수도 있고, 기후파업을 벌이던 청소년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제대로 시위할 수 없어서 답답할 수도 있겠습니다. 일부 언론은 공장들이 멈추고 자동차가 덜 운행한 덕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고 미세먼지 문제가 완화했으니‘불행 중 다행’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만 오늘은 ‘코로나19에 대한 국내외의 대처 성공과 실패 사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 우리가 배울 점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생각해봤으면 하는데요. 어떤 공통점과 유사점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증세가 없을 때도 감염이 되는 코로나19는 그 누구도 자신에게는 바이러스가 없다고 자신할 수 없는 고약한 질병입니다. 그래서 가톨릭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교 교단은 종교행사를 금지하거나 온라인으로만 허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일부 단체나 시설은 공공 보건보다는 기존의 습관에 얽매여 있습니다. 그렇게 습관대로 행사를 열다 보니, 예상치 못한 감염이 계속 일어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확진자 폭증세가 누그러진 지금도 전국 어딘가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도, 기존의 생활습관을 내려놓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지만, 화석연료 덕에 지금까지 누려온 풍족함이나 편리함은 쉽사리 포기하지 못합니다. 요즘 우리가 자주 그 이름을 듣는 WHO, 즉 세계보건기구가 몇 년 전부터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매년 약 42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경고해 왔습니다만 우리는 오래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익숙해지고 편안함에 길들여진 습관 때문에 질병 대응이 힘든 것처럼 기후변화 대응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인데요. 그러면 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의 어려움에는 어떤 점이 있을까요?


    ▶코로나19의 확진자나 사망자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추이를 제때 파악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3월 1일부터 22일까지 3주 동안의 확진자 수 증가세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배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의 경우 같은 기간 확진자 수 ‘배증 시간’은 불과 2.4일이었습니다. 그래서 3월 1일에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가 1694명일 때 스페인 확진자는 84명으로 1/20 정도였지만, 지금은 이탈리아 5만9천여 명, 스페인 3만3천여 명으로 확진자 수가 근접하고 있습니다.

    이 전염병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주요국의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더 우려스럽습니다. 어떤 국가 지도자들은 코로나19의 치명율이 낮은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실제 통계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이탈리아는 2.9일마다 사망자가 2배 증가했고, 프랑스는 2.6일, 미국은 3.2일마다 두 배의 희생자가 생겼습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다는 일본도 사망자 수는 6.4일마다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지금의 사망자 추이를 달리 설명하면, 지금까지 5400명이 넘게 사망한 이탈리아의 비극이 11일 후에는 프랑스에서 현실화하고, 독일에서는 20일 후에 그만큼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막상 그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실감하지 못해서 보건 당국의 간곡한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교모임이나 피서를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사라지게 될 지 모르는 그런 상황인데요.공동의 집인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서도 그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인류가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얼마나 많이 배출하고, 그에 따라 온실가스에 붙잡혀서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열에너지가 어느 정도로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970년부터 2018년까지 48년 동안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상당량 기준으로 매년 약 1.37% 증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는 1만 년 이상 대기 중에 떠 있으면서 지구에 들어온 열에너지가 다시 빠져나가지 못하게 붙잡아 온실효과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지구에 축적되는 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합니다.

    IPCC, 즉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열에너지의 약 93%를 일단 바닷물이 흡수하고 있습니다. 1968년부터 2018년까지 50년 동안 바다에서 흡수한 열에너지는 연평균 2.18% 증가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율 1.37%보다 훨씬 크지요. 이 증가 속도가 계속된다면 열에너지의 배증 기간은 32년, 즉 어림잡아 사람의 한 세대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자녀 세대가 지금 우리 나이가 될 때쯤에는 바다에서 흡수한 열에너지가 지금의 두 배가 되는데, 만약 계산대로 지구에 축적되는 열에너지를 계속 흡수한다면 바닷물이 그만큼 더 따뜻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통 사람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빨리 뜨거워지는 바다에서는 생물이 차례로 멸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의 장본인인 인간이 자기 순서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코로나19의 몇몇 나라 사례처럼 생각보다는 빨리 위기가 닥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 그래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할텐데요. 희망적인 이야기, 어떤 게 있을까요?

    ▶코로나19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사례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희망이 되는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엊그제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해서 병상이 부족해지자 기업들이 제공한 사원 숙소 등에 경증환자를 분산 배치해서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통계를 확인해 봤는데, 그런 민관 협력체계도 분명히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원래부터 어느 정도 준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준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가장 위험한 분들이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십니다. 그런데 OECD, 즉 경제협력개발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 1천 명당 병상 수가 우리나라는 36.7개로서 OECD 평균인 약 4병상의 9배입니다. 지금 가장 피해가 큰 이탈리아는 0.6개, 미국은 1.2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OECD에서 두세 번째로 병상이 많은 체코나 일본도 약 10개에 불과해서 우리나라의 1/3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의 비율이 아직은 OECD의 다른 회원국보다 적은 탓도 있지만 위기가 오기 전에 보건의료 자원을 확충해 온 우리나라의 노력도 기여를 했습니다. 이번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노력과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미리 준비하면 위기에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교훈을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선제적으로 도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원인이 기후위기와 닿아 있고, 근본적인 처방 역시 선제적인 기후위기 대응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훈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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