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평화방송] "영화 속 과학자들의 기후위기 경고가 현실로" 이윤희 선임연구원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73, 2020.02.13 11:03:20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고정코너 '기후정의를 말한다' 2월 11일 방송

    "영화 속 과학자들의 기후위기 경고가 현실로" 이윤희 박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선임연구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함께 ‘영화 속 기후변화’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영화 속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수상의 감동이 가시질 않는데요. 혹시 오늘 소개해주실 영화 중에 봉준호 감독 영화도 있습니까?

    ▶네. 저 역시 어제 괜히 설레서 시상식 결과를 기다리고 기뻐했는데요. 봉준호 감독은 그 동안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갖고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기후변화 관련 영화도 있습니다. 그건 좀 이따 말씀드리고요. ‘불편한 진실’이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 외에 일반 상업 영화에서도 기후변화와 극한 재난재해는 단골 소재였는데요. 여러분이 잘 아시는 ‘투모로우’나‘지오스톰’, ‘인터스텔라’, ‘인투더스톰’ 등이요. 오래돼서 추억의 영화일 수도 있는데 95년에 개봉한 ‘워터월드’도 있고요.


    ▷투모로우나 인터스텔라는 저도 봤는데요. 특히 갑자기 빙하기가 찾아와서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눈 속에 파묻힌 영화 포스터가 생각이 나네요?

    ▶네. 맞습니다. 투모로우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영화인데 지구 온난화로 남극의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차가워지고 해류 흐름이 바뀌어 지구 전체가 빙하로 덮인다는 가정인데요. 당시 아카데미 특수시각효과상을 받을 만큼 얼음으로 덮인 전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준 블록버스터 영화로 흥행에도 성공을 했었죠.

    그런데 이런 기후변화나 기후변화와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는 대형 재난재해 영화들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있어요. 대부분 이런 영화에는 심각한 재앙이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경고하는 과학자들이 등장하죠. 이들은 정부와 언론, 동료 연구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대비해야 한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대부분 무시당하고요. 그런데 최근 연구와 이를 인용한 네이처 기사에 따르면 70년대부터 약 50년 간 발표된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 변화를 예측한 연구 결과들이 현재 일치하거나 일부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이 예측한 결과가 그대로 현실이 되거나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영화 속 얘기가 현실이 되고 있는 건가요?

    ▶네. 영화 속 배경이 모두 과학적으로 맞는 것들은 아니지만 지난 2~30년 전부터 IPCC(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를 비롯한 전세계 과학자들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경고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맥락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또 한 가지 아무리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곳곳에 이미 이상징후들이 보이는데도 안이한 사고방식과 특정 집단들의 이익 때문에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심지어 숨기고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고 역으로 공격하는 이들도 등장하는데 현실의 기후변화 부정론자나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정부와 일부 기득권 집단의 모습과 겹쳐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나 대형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기후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데요. 또 하나의 장면. 기후정의의 문제죠. 대형 재난재해가 닥쳤을 때 더 큰 어려움에 처하는 건 결국 약자들이라는 건데요.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영화 배경도 투모로우와 비슷하게 갑자기 빙하기가 찾아온 거죠?

    ▶네. 맞습니다. 봉준호 감독답게 설국열차는 기후변화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을 촘촘하고 치밀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우선 영화 배경으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자 대기 중에 냉각제를 살포하게 되는데 그게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빙하기 수준까지 되는 거죠. 실제 지금도 기후변화가 심각하긴 하지만 이제껏 그랬듯 인간이 가진 능력, 첨단 과학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무책임한 낙관주의가 상당 부분 퍼져 있는데요. 인간의 자만심과 안이함에서 비롯한 기술 만능주의를 도입부부터 날카롭게 꼬집고 있죠.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기술적 해결책으로 서해에 인공강우를 뿌리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데요. 아직 효과가 확실치 않고 예견되는 부작용 때문에 시도하진 않고 있고 설국열차 냉각제는 아무래도 영화다보니 과장된 부분이 많지만 결국 기술 만능주의는 어떻게든 인간의 욕망을 지속하려고 하는 욕심에서 나온 것이다보니 안타깝습니다. 설국열차 뿐 아니라 다른 영화들에서도 그런 우리의 자만심이 더 큰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잖아요. 이 역시 현실이 될까 두렵고요.


    ▷듣고보니 그렇네요. 그런데 설국열차를 소개하면서 기후정의 문제를 다뤘다고 하셨는데 앞칸과 뒷칸의 승객들이 계급이라고 해야 할까요? 부와 권력에 따라 칸이 나뉘고 너무 다른 환경에서 사는 걸 말씀하시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기존의 기후변화 영화들. 상업영화들은 대부분 헐리웃 영화인데 재난이 닥친 세계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특수효과와 이를 극복하는 가족애에 초점을 맞췄다면 말씀하신대로 설국열차는 기후정의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원래 설국열차는 일부 힘 있는 자들만을 위한 것이었는데 출발하고 나서 그렇지 않은 일부 사람들이 뒤에 몇 개 차량을 연결해서 타게 되고 상류층들은 이들을 감금하고 지배하고 착취하죠.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은 증폭되고 반란이 일어나 결국 두 명의 아이만 살아남아 또 다른 생명체인 북극곰을 만나는 장면으로 끝나긴 하는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국가, 지역, 부와 권력 그 외 기득권에 따라 피해 격차가 벌어져 갈등이 심화되고,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 시리아를 비롯해 결국 기후변화 문제로 내전과 전쟁을 겪고, 대량 난민이 발생해 주변국과의 갈등까지 겪게 되는 오늘 날의 모습을 너무 잘 압축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할 거리가 더 많아지는 영화입니다.


    ▷설국열차에 기후변화와 관련된 그런 많은 의도가 담겨있는지 몰랐는데요. 따로 더 소개해주실 영화가 있을까요?

    ▶영화 속 기후변화라 하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만 소개하는 것 같지만 이왕 한 김에 하나 더 ‘기생충’ 이전 작품인 ‘옥자’를 꼭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옥자’라고 하면 유전자 조작 돼지를 다룬 영화 말인가요?

    ▶네. 맞습니다. ‘옥자’는 기후변화 피해에 대해 다루기보다는 유전자 조작, 공장식 축산, 먹거리 산업에 거대 자본이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보여주는데요. 우선 옥자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산골소녀 미자와 살고 있는 돼지와 하마의 모습을 함께 하고 있는 반려동물 친구의 이름인데요. 원래는 오직 인간의 입맛에 맞는 고기를 대량 얻을 목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어낸 슈퍼돼지이고 다른 슈퍼돼지들은 대기업인 미란다의 대형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의해 짧은 시간 동안 살을 찌워 도축돼죠.

    저도 이 인터뷰에서 두어 차례 다뤘었고 최근 공장식 축산이 생명권, 동물 복지 측면에서 뿐 아니라 환경 파괴와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옥자 역시 공장식 축산의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보기 불편하다는 분들이 있는데요. 설국열차도 그렇고 다른 영화들도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 뿐 아니라 이면에 담겨있는 더 많은 의미를 알게 될수록 불편하긴 하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분들이 더 많은만큼 앞으로 기후변화를 알리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좋은 영화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이윤희 선임연구원과 함께 '영화 속 기후변화'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방송 다시듣기

엮인글 0 http://climateaction.re.kr/news04/177419/616/trackback

댓글 0 ...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닉네임
24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7 2020.04.01
24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60 2020.03.27
24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159 2020.03.27
24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81 2020.03.27
24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62 2020.03.27
24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29 2020.03.27
24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532 2020.03.09
23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15 2020.03.05
23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10 2020.03.05
23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8 2020.03.04
23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0 2020.03.02
23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348 2020.03.02
23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15 2020.02.25
23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92 2020.02.24
23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65 2020.02.2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73 2020.02.13
23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59 2020.02.05
22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58 2020.01.31
22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14 2020.01.29
22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98 2020.01.22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