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출된 원전 비밀보고서 “원전 사고 시 피해 규모 GDP의 3배가 넘을 것”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1224, 2013.03.26 15:12:05

  • 프랑스에서 원전 사고 발생 시 피해액을 추산한 비밀보고서가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에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처럼 7등급에 해당하는 최악의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액 규모가 프랑스 GDP의 최대 3배보다 많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 국방부와 환경부 등 정부부처 공동으로 설립한 방사능보호핵안전연구소(IRSN)가 2007년에 작성한 것으로서, 최근 프랑스의 주간지 <주르날 드 디망쉬>지에 유출되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졌다. 

    IRSN의 2007년 보고서는 프랑스 북중부 당피에르에 위치한 원전 1기를 대상으로 사고 발생 시 가상 피해비용을 분석했다. 경제피해 규모는 최소로 잡을 경우 프랑스 GDP의 3분의 1 수준인 7,600억 유로, 최대치는 GDP의 3배가 넘는 5조8천억 유로 수준으로 산정되었는데, 이는 프랑스 경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규모다. 

    유출된 원전 비밀보고서 “원전 사고 시 피해 규모 GDP의 3배가 넘을 것”_1.jpg 
    ⓒ Kaiho/Flickr

    프랑스는 현재 전력의 75%를 58기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소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IRSN은 올해 2월 원전사고 피해비용을 추정해 언론에 발표한 적이 있는데, 당시 추정된 피해비용은 4,300억 유로였다. 2007년 최소 추정치 7,600억 유로보다 3,300억 유로나 적은 금액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올해 2월 발표의 경우 피해비용을 낮춰 발표하길 원하는 사람들의 외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2007년 비밀리에 작성된 보고서와 올해 발표된 보고서의 연구 책임을 맡은 사람은 패트릭 모말이라는 동일 인물이다. IRSN의 경제학자 모말은 피해규모 산정액의 차이는 사고 규모에 대한 가정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4,300억 유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규모로 추정한 액수인 반면, 지난 2007년 보고서에서 추정했던 비용은 체르노빌 사고 규모를 가정해 산정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2007년 최저 추정비용 7,600억 유로에는 관광산업과 수출산업의 피해액이 누락되어 있으며, 이를 추가할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추정 피해액인 1조 유로 수준에 달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최대 추정비용인 5조8천억 유로는 원전 사고 시 피해를 입게 될 프랑스와 스위스, 벨지움, 네덜란드, 독일 등 인접 국가 주민들의 생업피해, 고용피해, 환경피해 및 건강피해 등을 추산한 사회적 비용이다. 이 비용에는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 보상액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사고의 영향권 87,000km2(프랑스 국토면적의 약 12%)에 거주하는 주민 5백만 명의 대피 비용과 토양오염 및 방사능 오염폐기물 처리비용은 4,75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피해액이 여전히 과소 추정되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구 대상이 된 당피에르 발전소 인근 지역은 다른 원전 주변지역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고 북쪽 파리 방향으로 바람이 불 가능성도 비교적 희박한 곳이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1개 국가에서 437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 지금까지 이런 저런 이유로 폐쇄된 원자로의 수는 144기에 이른다. 이들을 합한 원자로 수는 총 581기.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노심용융사고는 581기의 원자로 중 4기(체르노빌 1기, 후쿠시마 3기)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원자로 145기 당 1회 발생(확률 0.7%)한 셈이 된다. 

    후쿠시마 원자로의 폐기와 해체, 핵폐기물 처리에는 40년 이상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규모의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작년 현대경제연구원은 고리 원전에서 후쿠시마 규모의 사고 발생 시 반경 30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 320만 명이 직접 피해를 입으며, 전체 국토면적의 11.6%가 제염 대상지역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제 피해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송두리째 붕괴될 정도로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점만은 틀림없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미형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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