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 스포츠축전 런던올림픽이 오점을 남긴 이유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5326, 2012.08.22 11:37:13

  • 런던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데니 보일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던 개막식과 아델과 뮤즈,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버버리로 대미를 장식했던 폐막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런던올림픽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세계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환경 분야에서의 평가는 어떨까? 런던올림픽은 지속가능한 런던올림픽위원회가 발표했던 대로 2012년을 넘어 수십 년 뒤까지 내다본 녹색 스포츠축전이었을까?

    우선 가시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전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는 대규모 스타디움은 물론 선수단과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약 80,000개의 좌석을 갖춘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경기장들에 비해 절반이하의 철근만 사용해 역대 경기장 중 가장 가벼운 경기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용된 철근도 3분의 1 이상은 재활용된 것이고 주경기장의 지붕을 연결하는 탑링(원형 들보)도 재활용 가스관으로 만들어졌다. 

    사이클 경기장(VeloPark)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목재를 사용해 철근으로 지은 경기장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했으며 물 소비량을 75%까지 줄일 수 있는 빗물저장시설까지 갖췄다. 이 밖에도 가능한 한 새 경기장을 짓지 않고 사용 중이던 경기장들을 활용한 점,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 관람객을 위한 주차장을 만들지 않아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한 점, 폐기물 발생량을 현저히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인 점 등은 친환경 올림픽으로서의 면모를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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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sportshdwallpapers.com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몇 가지 분야에서는 그다지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올림픽 개막 직전에 발생한 스모그 때문이다. 오존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아진데다 고온과 뜨거운 햇살이 이어진 날씨 탓으로 분석된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는 노약자나 천식 등을 앓고 있는 호흡기 질환자를 제외하고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은 경기 중에 많은 양의 공기를 들이마시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스모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이름에 오점을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올림픽의 주요 스폰서 목록에 석유를 가공해 판매하는 석유재벌 BP, 원전이 생산하는 전기를 공급하는 프랑스의 전력회사 EDF, 우라늄 판매로 주 수입을 올리는 리오 틴토 그룹이 올라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였다. 또한 경기장 주변의 풍력발전기 건설계획이 무산돼 ‘재생가능에너지 20% 사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한 것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15일 동안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는 가장 큰 축전이라는 올림픽. 하지만 환경이 파괴되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곳도 점점 사라지게 된다. 다른 모든 국제 행사들처럼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면서 비행기를 타고 개최지까지 가는 것과 중계방송을 통해 집에서 편하게 경기를 즐기는 것 중 어떤 것이 나은지는 각자가 선택할 몫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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