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2/02 2010 지구환경보고서 - 소비문화의 혁명을 기다리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4240, 2010.11.22 16:31:47
  • 월드워치연구소의 <2010년 지구환경보고서>가 “변화하는 문화: 소비주의에서 지속가능성으로”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됐다. 244페이지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지난 세기 미국에서 등장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던 소비주의를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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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소비를 통해 삶의 의미와 만족감을 찾는다. 하지만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대가는 지구생태계의 파괴이다. 오늘날 미국 시민들은 평균 몸무게로 치면, 이들은 날마다 자신의 체중보다 더 많은 양의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만약 세계 시민들 모두가 미국인들처럼 소비한다면, 지구는 이 중 10억 명의 인구만을 부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주의가 환경파괴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그만큼 매우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제 소비주의는 사람들의 문화적인 관습과 관념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컨대 인도와 중국은 서구의 소비문화를 훨씬 더 거대하게 확대 복제한 상태다. 월드뱅크의 통계에 따르면 소비량은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6배나 증가한 상태다. 이는 인구 증가를 감안한다 해도 3배가 넘는 수치다. 천연자원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금속 추출물은 6배, 석유는 8배, 천연가스는 14배나 소비량이 증가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자원을 생산하고 분배하는 시스템을 파괴시켰다. 농업분야의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1달러 중 73센트는 업자들에게 돌아간다. 반면 농민들이 받는 돈은 7센트에 불과했다. 1990년경 1달러 중 40센트가 농민들에게 배분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소비시스템이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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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g185.imageshack.us

     

    보고서는 이러한 일들이 소비자들의 무지 때문에 일어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개별적 선택이 문화적 관습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서 움직이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이제 우리는 패스트푸드나 에어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것들 없이 살아가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정치 영역에서의 정교한 정책뿐만 아니라, 사회의 밑바탕에서부터 시작되는 극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다.


    그러한 ‘문화적 전환’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보고서의 저자들은 전환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본다. 현재의 시스템을 일거에 손상시키기보다는 문화적 패러다임의 방향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려는 행동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에콰도르 헌법이 말하는 ‘자연의 권리’를 존중하는 일, 많은 학생들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조리한 점심급식을 먹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하는 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도록 설득하는 일 등이 그러한 예다.


    인간이 태어나고 땅에 묻히기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보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 보고서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마이크로 크레딧’을 고안해내고, 그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은 신뢰할 수 없다”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몰아냈던 사례를 예로 들고 있다.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운 소비문화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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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ww.bdonline.co.uk

     

     

    보고서는 또한 서로 다른 사회적 기관의 역할이 문화적 전환을 고무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교, 정부, 언론 미디어, 기업, 교육 등 각각의 분야가 서로 협력한다면 실질적이고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소비문화는 200년쯤 전에 탄생했다. 본격화된 건 고작 50년에 불과하다. 언젠가 소비문화가 그 자체의 한계로 무너지는 때가 올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문화적 모델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노력한다면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란 사람들의 억눌린 잠재적인 능력을 해방시켜 보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을 막는 문화는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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