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핵에너지 넥서스(nexus)의 불편한 진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5008, 2011.09.20 12:06:30
  • “기후변화의 불편한 진실은 지금까지 간과되어 왔던 핵에너지와 기후 위기의 연관성을 포함해야 한다.” 최근 세계미래협의회(World Future Council)가 발간한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자연재해들은 극한 기상현상이 핵시설의 안전성에 어떻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지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보고서가 소개한 대표적인 사례를 요약한 것이다.

     

     

    The day after.jpg

    핵전쟁과 기후변화의 참상을 그린 영화 포스터들

     

     

    지난해 여름 러시아를 강타했던 산불이 1986년에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지역까지 번지면서, 땅 속에 묻혀 있던 방사성 핵종과 가연성 가스들이 유출될 뻔 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 산불은 제시간에 잡혔다.

     

    ● 과거 파키스탄에서 발생했던 자연재해들이 파키스탄 원전시설 지역과 군사시설의 안전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래에도 변함없이 자연재해는 파키스탄의 핵시설을 위협하는 첫 번째 요인이다.

     

    ●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가 핵시설의 안전성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진도 9.0 규모의 지진과 해일은 원자로 냉각시설을 파괴했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방사성 물질의 유출로 피해는 최소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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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 사고 당시 후쿠시마 원전 4호기 전경

     

    ● 영국의 한 지질학자는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영국 해안의 침식이 거세지고 심지어 지진해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가 현실화되면 거의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한 영국 원전 시설의 안전성은 크게 위협받게 된다.

     

    한편, 기후변화는 국제사회의 정치․군사적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기후변화가 전쟁보다 더 큰 위험일 수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다. 2007년 4월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처음으로 기후변화를 주요 의제로 삼았는데, 이는 기후변화가 점차 전쟁에 필적할만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08년 발간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현존하는 긴장과 불안정을 증폭시키는 구실을 한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도전의 핵심은, 기후변화에 취약하거나 기후변화로 이미 갈등 국면에 있는 국가나 지역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핵폭발.jpg

     

     

    기후변화는 핵무기 사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다. 기후변화는 핵무기 사용 기회를 늘리고 핵 관련 테러리즘 환경을 조성하며, 핵을 손에 넣고자 하는 각 국들의 야망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국제사회에서 긴장과 불안정을 증폭시키는 위협요소라면, 앞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핵에너지는 화석에너지와 지구온난화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다음과 같은 문제점 때문이다.

     

    ● 방사성 물질은 핵연료주기의 각 단계(우라늄 채광, 정련, 전환, 농축, 사용, 폐기물 처리)에서 방출되고 축적될 수 있다. 원전 가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의 실수나 사고는 방사능 오염을 가중시킨다.


    ● 원전은 아직까지 핵무기 개발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원전을 가동하는 국가의 약 3분의 1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현재 약 20개국이 핵무기 원료에 준하는 물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의 양은 약 1600톤, 군사용으로 추출된 플루토늄의 양은 약 500에 달한다. 플루토늄 100톤은 이론적으로 핵탄두를 2만 개 이상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 핵물질의 일부는 민간 부문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의 절도 등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다.

     

    ● 원전 수가 앞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에너지 소비 증가를 따라잡을 수 없다. 원전에 의존하는 정책으로는 기후변화를 막기에 너무 늦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대로 엄청난 양의 플루토늄만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 원전은 정부로부터 엄청난 보조금을 받고 있고 외부비용이 시장가격에 내부화되지 않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원전과 비슷한 재정 지원을 받는다면 원전은 상업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핵폐기물 처리, 우라늄 채광, 핵연료 가공, 원전 운영 과정에서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 등 모든 비용을 포함해 환경 및 경제성 평가를 객관적으로 수행할 경우 핵에너지는 결코 재생가능에너지를 능가할 수 없다.

     

    ● 핵폐기물 처리는 수천 년 동안 골치 아픈 문젯거리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미래 세대는 원전 가동으로 어떤 혜택도 누리지 못한 채 현세대가 남긴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한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고등학생 인턴 조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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