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식의 딜레마: 고기 덜 먹기가 자동차 안 타기보다 나은 이유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7046, 2011.07.26 16:27:49
  • 우리나라에서 고기 소비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36.8㎏에 달한다. 소비량 증가가 가장 가파른 것은 쇠고기다. 작년 한 해 국내 쇠고기 총 소비량은 43만4천t(정육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비량은 8.9㎏이었다. 이는 4년 전인 지난 2006년의 1인당 소비량 6.8.㎏보다 30.9% 증가한 것이다.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2007년 7.6㎏, 2008년 7.5㎏, 2009년 8.1㎏ 등이었다.

     

    가파른 육류 소비량 증가는 ‘공장식 가축사육’ 등 사육환경의 황폐화를 부른다. 농가당 한우 사육 수는 1990년 평균 2.62마리에서 2010년 16.86마리로 8배, 돼지는 34.05마리에서 1237.63마리로 36배, 닭은 462.5마리에서 4만1,051.88마리로 무려 89배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토 1㎢당 소 31마리를 키우고 있지만, 일본은 11.67마리, 호주는 3.51마리, 미국은 9.53마리를 키운다. 돼지는 우리나라가 1㎢당 96마리를 사육하는 데 반해 일본은 26.53마리, 호주는 0.05마리, 미국은 6.65마리에 불과하다. 비좁은 축사에서 비인도적으로 이뤄지는 공장식 가축 사육이 지난겨울 수백만 마리를 살육해 땅에 묻었던 구제역 파동의 근본 원인임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각종 육류가 생산되고 소비된 후 폐기될 때까지의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은 얼마나 될까? 육류 소비와 연관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다룬 보고서는 많은 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생애주기 평가방식(Life Cycle Assessment, 제품의 생산, 운송, 소비, 폐기 등 모든 단계에서 투입된 에너지와 자원, 온실가스 등을 평가하는 방식)'을 적용한 연구 결과는 드문 편이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발간된 보고서 '육식 안내서(Meat Eater's Guide)‘는 미국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생애주기 평가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참고할만한 가치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meat.jpg

    그래프1: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식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주황색은 가공, 수송, 판매, 요리, 폐기 단계에서의 배출량 / 초록색은 생산 단계에서만 배출되는 양) Ⓒ Meat Eater's Guide

     

    육류 소비와 연관된 온실가스 배출에서 의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폐기 단계이다. 평균적으로 가정과 식당에서 소비된 육류의 20%는 고스란히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미국에서는 생선 40%, 칠면조 고기 31%, 돼지고기 25%, 소고기 16%, 닭고기 12%가 쓰레기로 버려져 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육점에서는 평균 5%가 쓰레기로 취급된다.

     

    meat1.jpg

     그래프2: 육류, 달걀, 계란 생산량 가운데 약 20%는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주황색은 충분히 줄일 수 있음에도 버려지는 쓰레기의 온실가스 배출량(남기거나 부패해서 버려진 양), 녹색은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쓰레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조리 중 수분과 지방 손실 등), 검정색은 농장에서 수송되기 직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순수하게 육류 생산에만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나타낸다. Ⓒ Meat Eater's Guide

     

    또한 잘 알려진 대로 소나 양 같은 반추동물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한다. 미국에서만 60만km²에 달하는 농지가 사료를 만들기 위해 쓰이고 그 땅에는 7,600만kg에 달하는 살충제가 투하되고 있다. 게다가 육식을 많이 하는 이들의 심장병, 비만, 췌장암 등의 발병 확률은 훨씬 높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더 당신이 육식을 줄여야 하는 이유를 확인하고 싶다면...

     

    ● 일주일에 한 번만 햄버거 섭취를 줄이면, 자가용으로 512km를 달렸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 만큼을 줄일 수 있다.
    ● 4인 가족이 일주일에 하루만 고기와 치즈를 먹지 않으면 5주 동안 자가용을 타지 않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4인 가족이 일주일에 한 번만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지 않는다면 거의 3개월 동안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 미국인 전체가 일주일에 하루만 고기나 치즈를 먹지 않는다면 760만 대의 자동차가 배출하는 양만큼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김진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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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 김도경

    2011.07.27 10:07

    잘 보고 갑니다. 구체적인 수치가 아주 알기 쉽게 나와있어 좋네요.

  • 이미연

    2011.07.27 10:21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개인블러그에 담아갑니다.^^

  • 이현주

    2011.07.27 11:34

    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고기없는월요일 홈페이지에도 올려놓겠습니다.

  • 김미성

    2011.08.05 11:10

    기사 읽고 따져보니 일주일에 반은 고기 식단인듯 --:건강을 위해 환경을 위해  줄여야겠네요^^

  • 조현이

    2013.05.14 23:26

    잘읽어갑니다 ㅎ 저탄소녹생성장 동영상하나 만들려고 해서 부득이하게 출처밝히고 사용하겠습니다 ㅠ
    양해부탁드려요 ㅎ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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