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팬데믹, 기후변화의 위험한 미래 <청소년을 위한 기후 이야기 8>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106, 2021.02.04 13:57:24
  • Q.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나요? 

     

    기후변화는 각종 기상 이변을 낳고, 기상 이변이 일어나면 식량을 생산하는 환경에 심한 변화가 나타나지. 환경 변화가 심하게 자주 일어나면 자연히 식량 생산에 차질이 생겨. 기온이 오르면서 질병을 옮기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곤충이 빠르게 번식해 사람과 가축, 식물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가뭄과 폭염 또는 극심한 폭우와 홍수, 강력한 태풍, 사이클론, 허리케인이 끊이지 않으면서 식량 생산 환경에 충격을 주고 있어. 식량 부족은 식량 위기를 낳을 수 있지. 

     

    게다가 식량이 부족할 때만이 아니라 식량 배분이 순조롭지 않을 때도 식량 위기가 일어날 수 있어. 전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이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굶주리는 고통을 겪고 있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도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보지 못해 굶주림에 시달리는 인구가 늘고 있어. 

     

    Q. 코로나19가 식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나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으로 각종 기상 이변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어. 물론 코로나19는 곡물이나 가축이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이지. 그런데 코로나19가 사람들의 발목을 묶는 바람에 농사 노동력 공급, 농약 공급, 농산물 운송에 차질이 생겼어.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통행 제한, 경제 활동 제한 조치가 강력하게 시행되면서 세계 식량 시스템이 큰 영향을 받았지. 

     

    미국, 프랑스, 독일 같은 나라들은 평소에 농사철이면 멕시코나 동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농사일을 할 사람들을 받아들였거든. 이런 사람들을 계절노동자라고 부르지. 그런데 코로나19로 계절노동자의 입국길이 막히는 바람에 미국, 중국, 동유럽 국가 등 주요 곡물 생산지에서는 밀,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었어. 생산이 되고도 팔지 못하는 농산물이 쌓인 채 썩는 일도 많았어. 

     

    판매할 길이 막힌 탓에 인도 농촌 마을에서는 잘 자란 토마토, 바나나가 들판에 버려지고 우유가 강에 버려지기도 했어. 우리나라도 겪었듯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학교 등 집단 급식과 외식이 크게 줄면서 소비가 줄어 농산물 생산자의 타격이 커졌어. 공공급식이 중단되면서 취약계층 먹거리 문제까지 심각해졌지. 이렇게 우리의 식량 시스템은 국경을 넘어 온 세계와 연결되어 있어. 

     

    Q. 기후변화 때문에 식량 생산에 어려움이 생긴 사례를 알려주세요.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동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사막메뚜기떼의 습격을 살펴보자. 아프리카 동부 지역(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소말리아 등의 나라를 포함하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인데 툭 튀어나온 모양 때문에 <아프리카의 뿔>이라고도 불러)에서는 사막메뚜기가 대규모 떼를 이루어 몰려다니며 엄청난 양의 식량을 먹어치웠어. 1제곱킬로미터 면적의 땅을 무려 8천만 마리의 성체 메뚜기가 뒤덮을 수 있는데, 그 절반인 4천만 마리만으로도 하루에 35,000명분의 식량을 먹어치울 수 있다고 해. 식량을 먹어치우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야. 암컷 한 마리가 수백 개의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하기 때문에 메뚜기떼와의 전쟁이 계속되는 거지.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는 이미 식량 부족을 겪고 있던 사람들이 약 3,500만 명이었어. 그런데 메뚜기가 식량을 먹어버렸으니 식량이 부족해지는 사람이 훨씬 더 늘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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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막메뚜기의 대규모 출현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까요? 

     

    물론이야. 메뚜기는 습한 환경일 때 번식을 잘해. 인도양 서쪽 해수면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아프리카 동부의 강수량이 평소보다 무려 4배나 늘어났어. 건조한 지역에서 폭우가 내린 뒤에 식물이 자라 먹을 것이 풍부해지자 땅속에 잔뜩 쌓여 있던 알들이 한꺼번에 부화하고 다시 대량 번식을 하는 거지. 성충 메뚜기들은 이동하면서도 알을 낳고 번식을 하니까, 중국, 인도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할 수 있어. 

     

    사막메뚜기떼의 확산은 한 가지 예일 뿐이고, 가뭄, 홍수 등으로 곡물 수확을 못 하거나 질병으로 가축이나 양식장의 물고기를 잃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기후변화가 더 심해지면 피해도 더 심해지겠지.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면 약 2억 명이 식량 부족을 겪고, 4도가량 상승하면 10억 명이 위험해질 거로 예측해. 

     

    사람들은 대개 대량 번식한 메뚜기떼에만 관심을 두지.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더 큰 문제의 씨앗이 대규모로 싹트고 있을지도 몰라. 기후시스템은 아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한 가지 요인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로 번져갈 수 있으니 말이야. 

     

    Q. 코로나19 이후로 식량 가격이 뛰고 있다면서요? 우리나라는 걱정 없나요?

     

    지난해 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자 여러 나라에서 식량 수출을 제한하는 일이 벌어졌어.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에서는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강수량 덕분에 한 해에 쌀농사를 두세 번 지을 수 있어. 그런데 코로나19의 혼란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이 나라들은 한동안 쌀 수출을 금지했어. 마찬가지로 러시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주요 밀 수출국들 역시 한동안 밀 수출을 금지했지. 다행히 얼마 후 이 나라들의 수출 금지 조치는 풀렸지만, 그 후로도 수출량은 크게 줄었어. 

     

    세계 시장에서 3대 곡물로 꼽히는 밀, 옥수수, 대두의 가격은 지난해부터 엄청난 속도로 오르고 있어. 지난해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농업생산을 위한 인력 이동이 제한되고 곡물 운송에도 차질이 생긴 탓이지. 

     

    우리나라 2019년 기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9.2 킬로그램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야. 그리고 1인당 밀 소비량은 31.6 킬로그램이야. 그런데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을 살펴보자. 곡물 자급률은 쌀, 밀, 콩, 사료용 작물을 포함한 곡물의 국내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낸 거야.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019년 기준 23 퍼센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야. 쌀 자급률은 90 퍼센트를 넘지만, 밀은 자급률이 1 퍼센트에도 못 미쳐.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식량수입국이지. 기후변화와 각종 기상 이변과 감염병 발생 등의 위기 발생에 대비해 식량의 국내 생산 비율을 높이고 국내산 농산물 소비를 늘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식량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 

     

    Q. 인구 증가도 식량 문제에 영향을 미칠까요? 

     

    인구가 늘면 식량 수요가 느는 게 당연하지. 그런데 문제는 인구가 느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식량 수요가 늘고 있다는 거야. 유엔 발표에 따르면 2050년쯤이면 세계 인구는 거의 100억에 이를 거라고 해. 2006년(66억)에서 2050년 사이에 세계 인구가 약 50 퍼센트 늘어난다는 거지. 그러면 식량 수요는 어떨까? 세계자원연구소의 예측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식량 수요는 2006년보다 약 69퍼센트 늘어날 거래. 식량 수요가 세계 인구가 느는 만큼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많이 늘어나는 거지. 

     

    왜 그럴까? 주요한 원인은 예전과 비교해 인도, 중국 등 인구 대국으로 꼽히는 나라의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늘면서 그 나라 국민이 더 다양한 종류의 식량을 더 많이 소비하게 된 데 있어. 세계은행이 연구해 보니, 2006년에는 세계 인구의 20.3 퍼센트가 1.9달러 미만으로 생활을 했대. 그런데 2017년에는 이 비율이 9.2 퍼센트로 줄었어. 그만큼 많은 사람의 벌이가 좋아진 거지. 돈이 충분치 않아 간신히 허기를 달래는 수준으로 살아가던 사람들도 경제 형편이 나아지면 당연히 더 나은 음식을 더 많이 먹으려고 하지. 그래서 세계적으로 식량 수요가 늘고 있는 거야. 그런데 기후변화 때문에 식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식량이 부족해질 수 있어. 

     

    Q. 식량이 부족해지면 분쟁도 늘어나겠네요? 

     

    그렇지.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닥치기 전에도 지구상에는 굶주림의 위기에 몰려 있는 사람이 무려 1억 3,500만 명이었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타격이 확산하면서 이런 상황으로 몰린 사람이 두 배로 늘어 무려 2억 7,000만 명에 이를 거라고 해. 

     

    식량 가격이 폭등하거나 식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널리 확산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빚어질 수 있어. 사람이든 국가든 식량 위기가 닥칠 거라고 예상하면 가진 돈을 다 털어 최대한 많은 식량을 사들여 보관하려고 할 거야. 식량이 부족하면 인륜이고 도덕이고 법률이고 양심이고 다 접어두고 자기 앞길만 챙기는 식량 전쟁이 벌어질 수 있어. 세계가 힘을 합쳐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언제 어느 때라도 지구상에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가 펼쳐질 수 있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상기후 및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기아 팬데믹(Hunger Pandemic)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어. 

     

    Q. 기아 팬데믹이라니, 세계적으로 기아가 감염병처럼 퍼져나간다는 뜻인가요? 

     

    그렇지. 식량 부족 사태가 실제로 일어나면 부유한 선진국들은 다른 나라로 수출하던 곡물 수출의 문을 닫아걸거나 비싼 값을 주고라도 많은 식량을 확보할 거야. 물론 부자 나라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갑자기 폭등하는 식량 가격을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 사회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한은 말이야. 

     

    그런데 가난한 나라들의 형편은 어떻겠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선 농업과 유목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요즘에는 기후변화 때문에 거의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도 식량을 자급할 형편이 안 되니 결국 식량 부족에 허덕이게 될 거야. 도시로 나가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가난한 사람들 역시 식량 가격이 오르면 식량을 구하지 못해. 먹지 못하면 살 수 없으니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들이 선을 넘으려고 하지. 이렇게 무질서와 혼란으로 사회가 마비되거나 심한 분쟁이 벌어지면 많은 사람이 기아의 위기로 몰리게 되지. 이 혼란이 국경을 넘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어. 

     

    기아 팬데믹 사태가 벌어지는 걸 막으려면, 전 세계가 연대하는 기후변화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를 막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해. 

     

    참고자료

    https://www.actionagainsthunger.org/story/qa-impact-desert-locusts-horn-and-eastern-africa

    https://www.un.org/africarenewal/news/fao-makes-gains-fight-against-desert-locusts-east-africa-and-yemen-threat-food-security-crisis

    http://www.fao.org/ag/locusts/en/info/info/index.html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151780&memberNo=22213349&vType=VERTICAL

     

    https://www.hstoday.us/subject-matter-areas/emergency-preparedness/covid-19-caused-food-insecurity-to-soar-but-climate-change-will-be-much-worse/

     

    이순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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