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수해를 통해서 본 기후위기 시대의 댐 정책(I)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8800, 2020.10.12 10: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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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동안의 마른장마 뒤에 온 올여름의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피해는 우리 치수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장마는 중부지방은 56일, 제주가 49일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장마였다. 그동안의 평균 장마 기간은 32일이었다. 이번 장마 기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835.1mm, 서울·경기 지역만 놓고 보면 909.6mm로 역대 최대이며 예년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366.4mm)의 두 배가 넘는다 . 최근 10년 동안 처음 겪은 제대로 된 장마여서 그런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치수 정책의 여러 문제들이 다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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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의 특징 중 하나가 댐의 직하류와 본류·지천 합류부의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댐과 보의 관리부실 문제, 댐 정책 문제, 지류·지천에 대한 투자부족 문제 등 여러 가지 진단이 나오고 있다. 수해 원인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리는가에 따라서 대책도 달라진다. 이번 수해로 피해를 본 지자체와 주민들은 댐의 관리운영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한반도는 올해와 같은 돌발적인 집중호우를 더욱 자주 겪게 될 것이다. 올해와 같은 수해가 반복하지 않게 하려면, 이번 집중호우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라거나 이번 피해의 원인이 관리운영의 문제라는 식으로 평가하고 끝내서는 곤란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치수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기후위기 시대의 치수정책을 댐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수해를 보는 서로 다른 시각

     

    장마가 끝났지만, 주민의 고통은 지속하고,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수해에 대한 정부와 전문가의 진단과 대안은 언제나 비슷하다. 하천 투자를 늘려야 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해를 당한 주민의 시각은 다르다. 공정하지 못한 댐 정책, 주민을 도외시한 치수정책이 문제라는 것이다.

     

    설계빈도 이상의 폭우가 내리면, 하천시설의 관리자가 최선을 다했더라도 주민들은 큰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천재(天災)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피해지역 주민이 분통을 터트린 데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어쩔 수가 없었다”라거나 “댐관리 지침대로 방류를 했다”는 해명도 한몫을 했다. 다음에도 똑같은 피해를 보라는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지역의 경우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오기는 했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발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해오던 얘기이고 큰 수해가 날 때마다 100년 빈도의 강우니, 500년 빈도의 강우니 하는 평가를 되풀이했었다.

     

    주민은 홍수조절 댐이 홍수를 키우고, 부실한 제방이 피해를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미리 댐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가 집중호우가 내리자 일시에 하류 하천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물을 방류했다는 것이다. 수해지역 주민의 분노 저변에는 댐의 편익과 부담이 공정하게 배분되어 있지 않다는 평소의 불만이 내재하여 있다. 댐 주변지역 주민은 평소에 댐으로 인해 많은 부담과 불편을 겪고 있는데, 댐의 편익은 다른 지역이나 댐관리자가 차지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정서이다. 

     

    홍수조절과 용수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다목적댐의 경우 그동안 물수요가 증가하고 가뭄을 많이 겪으면서 홍수의 조절이나 하류하천의 생태환경도 중요한 기능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용수공급에 우선을 두고 운영되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댐의 용수공급과 홍수조절은 서로 상충하는 기능이다. 물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댐에 물을 최대한 채워야 하고,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가능한 댐 수위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 관리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설치된 보들이 홍수조절능력이 없고 오히려 장애물로 전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 댐관리 문제와 하류지역의 피해

     

    ① 댐 관리운영의 실수인가, 댐 정책의 문제인가?

     

    이번 수해를 통해서 제기된 댐 정책의 문제점을 합천댐(경상남도 합천군)과 용담댐(전라북도 진안군)을 사례로 살펴보자. 아래 그래프는 합천댐의 지난 10년간 일수위 자료이다. 최근 10년 중 2018년까지는 홍수기 이전에 댐의 수위가 155미터 이하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2019년과 2020년에는 166미터 이상의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즉 홍수기에 충분히 댐을 비워놓지 않았다. 

     

     

    홍수기 제한수위 이하로 저수위를 유지했으니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2019년 이전에는 여름 홍수기 이전에 항상 155미터 이하로 유지하고 있었다. 즉 과거에 실제 합천 댐을 운영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설정된 홍수기 제한수위가 현실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홍수기 제한수위와 상시 만수위를 동일하게 설정한 것은 댐의 저수량을 과도하게 용수공급에 할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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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여름철의 제한수위를 낮게 유지하지 않았던 이유는, 첫째는 2012년 이후 6년 동안 발생한 장마철 강수량 감소이고, 둘째는 뒤에서 언급할 댐의 치수능력 증대 사업에 따른 댐관리 운영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2019년까지 장마철의 주요 우려는 ‘마른장마’였다. 여름철에 너무 비가 오지 않아서 용수공급에 위기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한반도 대가뭄설 등이 주목을 받았고, 실제로 물관리 당국은 몇 번의 용수공급 위기를 겪기도 하였다. 2012년 이후 연강수량이 크게 줄면서 홍수보다는 가뭄 대책이 관심사였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홍수걱정이 없어졌다고 견강부회(牽強附會)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9년 가을과 겨울에 강수량이 늘어나면서부터 용수공급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였다. 걱정거리였던 댐의 낮은 저수율도 평수위 회복으로 해소되었다. 이러한 여건이 이번 여름철 홍수기 전에 댐을 수위를 많이 낮추진 못한 주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홍수기의 댐 유입량과 방류량을 보면 댐 관리운영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일시에 유입량이 많을 때는 계획홍수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댐에 저류하여 유출량을 지체시킴으로 하류 하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데 합천댐의 경우 유입량을 대부분 그대로 방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운영하고 있다. 즉, 하류 하천이 받는 영향보다는 댐의 수위에 더 초점을 두어 관리한다고 볼 수 있다. 홍수기 댐의 저수위를 미리 낮추었거나 홍수위 제한수위가 더 낮았더라면 좀 더 하류하천의 영향을 고려하면서 여유 있게 방류량을 조절할 수 있었다. 댐의 수위가 높은 조건에서도 좀 더 댐의 운용을 최적화된 형태로 운영했다면 하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후적인 평가이고, 앞으로의 상황을 알 수 없어 여러 가정 아래 판단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댐운영과 하류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영향은 수해에 대한 평가단(댐관리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서 밝혀지긴 하겠지만, 피해의 원인을 집중호우 당시 댐관리자의 운영관리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댐 운영 규정, 나아가서는 댐 정책의 문제 전체를 살펴야 한다.
     
    ② 홍수조절보다는 용수공급이 우선이 된 댐 관리 운영
     
    댐 정책의 문제점을 용담댐의 사례를 통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용담댐은 댐이 들어설 때부터 물 배분의 문제로 전북과 충남·대전이 갈등을 겪어왔다. 용담댐의 경우도 이번 집중호우를 충분히 감당할 만큼 댐의 홍수조절 용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댐관리자 운영의 문제라기보다는 댐의 저수용량을 할당하는 문제이며 댐사용권이나 수리권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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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담댐의 경우 댐의 유입홍수량이 설계유입 홍수량을 초과하여 유입된 것이 문제였다. 사후적으로 보자면 용담댐의 경우는 지금보다 홍수조절용량을 늘리고, 댐의 용수공급능력을 줄여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이것이 바로 홍수조절보다는 용수공급사업에 우선순위를 두어서 문제가 생겼다는 주민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현장의 댐 관리자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는 없으며, 댐 정책의 기조와 연계하여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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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다른 댐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용담댐의 경우를 최근 몇 년 동안 강우량의 감소로 2015년부터 댐의 저수위가 여름철에조차 255미터 이하로 유지되면서 용수공급에 어려움을 겪자 2017년부터는 적극적으로 용수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수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댐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에는 1년 단위로 물 수급을 고려하면서 댐을 운영하였는데, 이제는 수년 동안 가뭄이 지속할 수도 있다는 가정 속에서 댐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은 ‘100년 만의 한반도 대가뭄이 시작되었고 2025년에 정점에 달한다’는 주장도 자주 등장하였다. 댐의 물 배분을 두고 건설 이전부터 지자체 간에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온 용담댐의 경우 그동안 일차적인 관심사는 홍수조절용량의 확보보다는 용수 배분이었다. 댐관리의 우선순위에서 홍수조절보다는 용수공급을 우선에 두고 운영을 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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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목적댐은 운용이 잘 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거꾸로 서로 상충하는 목적이 갈등을 빚을 때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댐과 제방 등의 하천시설물의 설계홍수량을 훨씬 넘는 비상상황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시설의 운영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시설물로 방어나 통제를 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던 치수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2019년과 2018년 홍수기 이전에 대부분의 댐이 수위를 낮추지 않고 운영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최근 6년 동안 강수량이 크게 줄어서 물공급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이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역설적으로 치수능력 증대사업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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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댐 하류하천 영향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치수능력 증대사업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그동안 정부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치수사업이 이른바 ‘치수능력 증대사업’이다. 사업의 명칭으로만 보면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으로 보이지만, 이 사업은 댐의 안전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2002년 루사와 2003년의 매미와 같은 초대형 태풍을 겪으면서 전국의 주요 댐들에 대해 대대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은 댐 설계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강수량과 설계유입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이 댐에 유입될 때 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감사원, ’03.4.). 비상여수로 신설 및 기존여수로 확장 등을 통해 극한홍수 발생 시 홍수량 배제능력을 증대하여 기존댐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시행한 ‘기존댐 수문학적 안정성 검토’ 결과를 토대로 소양강댐 등 24개 댐에 대한 치수사업을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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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수능력 증대사업에 대해 일부 연구자들은 “댐이 붕괴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재난이 발생하므로 댐을 증고하거나 여수로를 확장/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러한 방안을 선정할 때 월류 가능성에 매몰된 나머지 하류 홍수피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김병일 등,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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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장마 기간의 수해는 댐 하류지역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치수능력 증대사업은 댐하류 지역의 홍수위험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치수능력 증대사업이 오히려 하류 하천의 홍수위험을 높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섬진강댐의 경우를 보면 홍수조절 기능과 용수공급 기능 등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 2008년 6월 재개발사업에 착수, 7년여 만인 지난 2015년 11월 보조여수로 등을 준공하였다. 사업의 결과에 대한 설명은 보조여수로 준공으로 댐 상·하류 지역은 홍수를 비롯한 대형 재난으로부터 더욱더 안전해졌으며, 연간 6500만㎥의 추가용수를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소수력발전을 통해 연간 7450MWh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댐 하류지역으로 흘러가 하천 생태복원과 수질향상에 기여한 후, 다시 취수되어 생공용수로 공급, 부족한 용수수요에 대처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하류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댐의 방류능력이 향상되면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댐의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댐 재개발 이전보다 홍수위험이 훨씬 커질 수도 있다. 실제 감사원의 지적 등에서 섬진강댐이 상시 만수위선보다 5m를 낮게 운영해 옴에 따라 그동안 엄청난 수자원을 낭비했으며, 섬진강댐의 수위를 5m 높여 정상 운영할 경우 추가 담수량이 1억4400만 톤이 늘어나며 이를 원수대금으로 환산하면 43억 원에 달한다고 하였고 이것이 치수능력 증대사업을 포함한 섬진강댐 재개발의 추진 이유가 되었다. 즉, 댐수위를 정상 수위인 196.5m까지 운영하여 용수공급능력을 확보하자는 것이었다. 이는 치수능력 증대사업이 댐 하류유역의 홍수피해를 저감하기보다는 댐의 용수공급능력을 키우기 위한 사업이었다는 주민들의 비판과 일맥상통한다. 댐의 홍수기 제한수위를 낮추고, 용수공급에 대한 대안을 찾는 접근법보다는 용수공급능력을 확대하면서 댐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치수능력사업을 추진했다.
     
    ④ 댐용수로 수질을 개선한다는 환경대응용수
     
    4대강 보의 건설로 인해 녹조가 문제가 되자 2012년부터 새로이 도입된 개념이 환경대응용수이다. 환경대응용수란 댐에 비축된 수량 중 하천 수질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용수를 말한다. 즉, 댐 용수이용에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확보된 여유 수량 중 녹조저감에 활용할 수 있는 용수이다. 2012년 8월 한강에서 녹조가 발생하자 충주댐에서 1억㎥을 방류해 대응했었고, 2013년 7~9월에는 낙동강 수계 녹조발생에 따라 상류 남강댐-보-저수지 등에서 5차례에 걸쳐 9,000만㎥ 방류하여 대응한 바 있으며, 2014년부터는 ‘수질·녹조대비 댐·보·저수지 운영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환경부, 2014).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철에 강우량이 집중하는 경우에 댐과 저수지에 물을 저류했다가 갈수기 등에 하천환경을 개선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하류지역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류에 댐을 막아 필요할 때 일시에 방류하여 희석하거나 오염물을 쓸어내려 보내는 방식이 하천 수질개선의 일반적인 방식이 될 수는 없다.
     
    환경개선용수 혹은 환경대응용수가 물정책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청계천 복원사업이 진행되던 때였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물을 끌어들여 청계천 유지용수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이에 대해 물값을 부과하려 하였다. 당시의 법체계상 물값을 면제할 근거가 없었지만, 정부는 법을 개정하여 환경개선용수의 공익성을 인정하고 청계천 유지용수의 물값을 면제해 주었으며, 이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가 되었다(이상돈, 2011). 과도한 개발로 인해 건천화한 하천의 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수자원을 개발하여 공급하겠다는 발상이 하천복원의 주요한 수단으로 등장했다. 물순환을 왜곡하고 하천환경을 훼손하는 과도한 개발을 자제하고, 인간의 취수량을 줄여서 환경생태유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하천복원의 국제적인 원칙과는 괴리가 있는 정책방향이었다.
     
    상류지역에 댐과 저수지를 만들어서 물을 저류하고 적극적으로 취수하여 이용하면, 하류하천의 물흐름은 역동성을 잃고 환경유량이 감소하거나 고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우량의 2/3가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댐과 저수지에 홍수기 유량을 저류하여 갈수기에 환경개선을 위해 사용한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설득력도 있어 보이지만, 환경개선용수가 논의되던 때에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한 댐개발로 하천의 유량이 크게 왜곡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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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이 추진되면서 녹조문제가 논란이 되자 환경대응용수가 하천수질개선의 주요 정책으로 부각되었다. 그런데 하천의 녹조는 하천유량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유속이 떨어져 호소(湖沼)처럼 정체된 곳에 주로 생긴다. 하천의 물이 정체하는 것은 상류에 댐과 저수지, 보 등의 인공시설물을 많이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려면 하천으로 유입되는 오염원도 차단해야 하지만, 하천 흐름을 차단하는 시설물들을 없애거나 개선해서 하천 유량의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댐을 건설해서 하천유량이 부족해지고, 하천환경이 악화하자 다시 댐을 건설해서 환경개선을 위한 용수를 확보해서 하천유량을 흘려보내는 방식의 정책을 추진해 왔고 이는 4대강 사업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물론 위에서 얘기했듯이 계절별 강우량의 편차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 물을 확보해 두었다가 갈수기에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하천환경을 개선하거나 녹조를 제거하는 일까지 댐에 물을 확보하여 해결하겠다는 것은 임시방편은 될 수 있겠지만 본말이 전도된 적절하지 못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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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수질을 개선하고 녹조발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하천의 자정능력을 회복하고 하천 흐름의 역동성을 되찾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여름철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하천 하류의 습지가 육화(陸化)하고 외래종이 번성하는 등 하천 생태계가 큰 몸살을 앓아 왔다. 그런데 올 장마 기간에 습지가 범람을 겪고 나서 외래종이 사라지고 본래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녹조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천 유량 정체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지, 환경대응용수를 확보해두었다가 녹조가 발생하면 흘려보내는 방식이 아님을 알게 한다.
     
    지금 우리나라 다목적댐은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공업용수에다가 하천유지용수와 발전용수까지 저류해야 하고, 최근에는 환경대응용수까지 확보해야 한다. 하천의 수질개선까지 댐용수로 희석해서 해결하려는 정책은 댐의 여유공간을 확보해서 홍수에 대응하는 기능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하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들은 댐과 저수지에 환경개선용수나 환경대응용수를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환경생태유량 혹은 환경유량의 보존하는 접근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법에서는 오랫동안 수자원을 확보하여 하천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식의 정책을 추진해 왔고, 환경생태유량의 개념은 최근에 물환경보전법 등에 도입되었다. 물관리 일원화가 추진되었지만, 하천의 경우 여전히 이원화된 관리가 유지되고 있고, 실제 하천관리 정책은 물환경보전법의 환경생태유량의 접근보다는 하천법의 전통적인 하천유지유량 확보 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참고문헌
     
    감사원. (2003, 4월). 『자연재해 대비실태』 감사결과. 감사원 보도자료.
    국가수자원관리정보시스템. http://wamis.go.kr/
    국립기상과학원. (2018).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김병일·김사철·김두연. (2014). 댐 홍수조절기능의 회복탄력성 산정.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ivil Engineers, 34(6), 1919–1924.
    이상돈. (2011). 우리나라 하천법에서의 하천 유지유량과 환경개선용수. 법학논문집, 35(2).
    환경부. (2014, 4월 2일). 보도자료.
    환경부. (2020). 우리강 자연성 회복 구상.
    Postel, S., & Richter, B. (2003). Rivers for Life: Managing Water for People and Nature. Island Press.
    WMO, & APFM. (2009). Integrated Flood Management Concept Paper.
     

    최동진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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