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보조금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8901, 2020.09.02 11:23:24
  •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운행과정에서 미세먼지 등 각종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각국이 앞다투어 전기차 도입을 서두르면서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차이를 보조금으로 메꾸어 주기도 하고 미래 어떤 시기를 잡아 내연기관차 판매중지를 법으로 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1천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매년 수만 대의 전기차 구매에 지급한다. 이 막대한 보조금을 어떻게 어떤 순서로 사용해야 온실가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감축하면서 전기차 시대로의 이행을 촉진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종별 온실가스 배출량
     
    전기차는 운행과정에서는 직접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연료인 전기 생산과 전기차의 부품 생산, 조립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운행과정에서 연료로부터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배출하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일차적인 이유는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전기차를 몰더라도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한다면 배출량 감축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전기로 구동하는 자동차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기를 어떻게 공급하느냐에 따라서 배출가스 감축 효과가 달라질 것이다.
     
    table04.png
     
    위 그래프에서 배터리전기차(BEV, 이하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력 생산의 세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 518 gCO₂/kWh을 따랐고,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 이하 수소차)의 경우는 수소를 천연가스에서 개질하여 얻었다고 가정했다. 수명주기 동안 전기차가 25 MtCO₂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내연기관차의 35 MtCO₂보다 적음을 알 수 있다. 수소차의 경우 천연가스 개질 수소연료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27.5 MtCO₂로서 전기차에 비해 많다. 만약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면 배출량은 천연가스 개질 수소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다. 전기를 이용해 수전해한 수소의 수소차 탱크 주입, 그리고 그 수소가 연료전지에서 전기로 변환되는 과정의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1]
     
    전기차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향은 전기 생산 시 화석연료를 가능한 한 적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량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463 gCO₂/kWh로 위 그래프에서 인용한 수치보다 적다. 2030년에 재생에너지 비율 20%를 달성할 때 예상되는 양은 384.9 gCO₂/kWh로서 이때 전기차에 의해 감축되는 배출량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차종별로 10년, 150,000km 운행 시의 총배출량과 1km 단위 주행거리당 배출량을 아래 표에 정리했다.
     
    table01.png
     
    전기차의 배출량은 배터리 용량이 커질수록 늘어나는데 이는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조과정 배출량은 에너지전환이 가속할수록 함께 줄어들 것이다.
     
    서울시 택시의 현황
     
    <그림1>에서 모든 차량의 수명은 10년, 연간 운행거리는 15,000km로 가정하였다.[2] 그런데 전기차의 수명을 크게 늘리고 그 수명만큼 길게 운행한다면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과정의 배출량은 많이 감소할 것이다.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을 만족하는 자동차가 바로 택시, 노선버스 등과 같은 상용차량이다. 이들 차량은 매일 거의 일정한 장거리를 대개 도시 내에서 운행한다. 이런 상용차량이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개인 승용차보다 온실가스 감축량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일정한 예산 한계 내에서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이런 상용차에 집중한다면 단기간에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미배출로 도시 대기질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서울시의 택시를 예로 들어보자.
     
    table02.png
     
    택시의 전기차 전환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량 – 일반 전기차와 비교하여
     
    만약 전기차 택시가 80만 km 이상 달릴 수 있을 만큼 차량의 수명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같은 액수의 보조금을 쓰더라도 총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이 줄어들고 주행거리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축될 것이다. 다음 표는 법인택시, 항속거리 400km 전기차를 기준으로 하여 이를 계산한 것이다.
     
    table03.png
     
    전기차는 내구성이 좋은 전기 모터로 움직이고 구동 부품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엔진, 변속기, 배기계 등 복잡하고 많은 구동계를 가지고 있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기계적 수명이 길다. 기계적 수명이 긴 반면 제조과정 배출량이 많은 전기차는, 택시와 같이 1일 운행거리가 긴 차량으로 쓸 때 배출량 감축 효과가 크다. <표3>에서와 같이 전기차 택시는 총배출량 감축에서도 월등히 앞서고 단위 운행거리당 배출량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절반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낮다. 서울시의 7만여 대의 택시가 모두 전기차로 전환된다면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55만 톤에 이른다. 이는 일반 전기차 58만대를 보급하는 효과와 같다.
     
    전기차 택시 전면화를 위한 필요조건
     
    그러나 이런 전제를 충족하기 위한 필요사항들이 있다.
     
    1) 무엇보다 주행거리가 길어도 수명주기 동안 항속거리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배터리가 필요하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의 보증기간이 10년 20만km인데  전기차 택시의 10년 80만km 운행거리에 못 미친다. 배터리 수명이 배터리 제조사, 충·방전 습관, 충전기 종류, 배터리 관리시스템의 성능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기차의 수명이 현재로서는 배터리 수명에 의해 제한됨을 알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이 늘어날수록 전기차의 단위 주행거리당 배출량은 줄어들고, 특히 택시와 같이 운행거리가 긴 상용차에 전기차를 투입할 때 에너지효율이 훨씬 높아진다. 다행히 상용차 용도로 사용되는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30만 km를 넘기고도 별다른 성능저하가 없다는 것이 보고되기도 했다.[3] 또한, 최근에 여러 기업에서 100만 마일(160만 km) 배터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4] 배터리 기술이 전기차를 상용차용으로 채택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2) 항속거리가 충분히 긴 전기차가 필요하다. 상용차는 특성상 매일 긴 거리를 운행한다. 주행을 멈출 때 충전하는 개인용 차량과 달리, 상용차는 충전시간 자체가 수입 감소를 의미한다. 전기차로 사적으로는 연료비를 아끼고 공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하더라도, 잦은 충전으로 운행시간을 빼앗겨 수입이 감소한다면 택시 사업자가 이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 항속거리가 1일 평균주행거리를 크게 상회하여 기사의 식사시간과 같은 휴식시간에만 충전해도 충분히 운행할 수 있어야 한다. 
     
    3) 충전망을 편리하고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 택시, 특히 법인택시는 24시간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 충전망이 차고지의 충전기를 제외하고도 식사시간에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시내 곳곳에 촘촘하게 깔려야 하고 그 충전소에 각종 음식, 수리, 소모품 등을 제공하는 편의시설이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주유소를 개조하여 충전소와 함께 편의시설을 함께 지을 수 있도록 인허가하면서 공적 자금을 지원하여 기존의 연료 사업자들을 전기차 충전사업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충전소 망은 향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훌륭한 기초자산이 될 것이다.
     
    4) 전기차 택시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비율과 총량이 큰 만큼 전기차 보조금을 택시 등 상용차량에 먼저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개인 승용차에 부여하는 보조금과는 별도로 전기차 택시, 버스, 경트럭 등의 상용차에 대해 대규모로 보조금을 책정하고 집행해야 한다. 초기에 보조금을 많이 책정할 수 없다면, 전기차 택시·버스 등 운행거리를 집계할 수 있는 상용차는 실제 운행거리에 비례하여 사후 보조금을 지불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특히 탄소세가 신설될 경우 세입의 일부를 배출량 감축 차량 보조에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5) 택시 전용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도 전기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가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 물량을 보장함으로써 민간업체의 경쟁을 유도하고 경제적인 가격으로 좋은 기술 규격에 맞춰 개발하게 한다면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재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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