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독일의 에너지전환 비교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9839, 2020.06.05 14:08:18
  • 이중의 갈림길에 들어선 두 나라
     
    한국과 독일의 에너지전환은 자주 비교된다. 독일이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방지를 위해, 당시에는 풍력과 태양광의 발전 비용이 비싸 전기 소비자들과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데도 투자하기 시작하던 때부터 양국은 갈림길에 들어섰다. 독일의 목표가 일차적으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내뿜는 석탄 발전량의 감소에 맞춰져 있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을 선언하고 명확한 원전 폐쇄 로드맵을 발표한 이래 양국은 다시 한번 길을 달리했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 재생에너지만으로 탈석탄과 탈원전을 넘어 탄소 제로 사회로 간다는 것은 매우 대담한 결정이었다. 
    한편 한국은 재생에너지 정책 목표를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의 방지에 두지 않고, 수출에 기반한 세계화 경제성장 담론 안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발전시켜 경쟁력과 수출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소위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도모했다. 저렴한 에너지 공급에 기반한 국가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생에너지를 점진적으로 발전시키고, 풍력 및 태양광 등의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 그 생산품들을 해외에 수출하여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책을 세웠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심지어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지는 이런 소위 녹색성장 담론은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에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태양광산업은 국내 태양광 설치량의 부족과 중국의 보조금 공세와 대량생산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고, 풍력산업은 국내 풍력발전 보급의 부진으로 인해 기술개발 기반이 조성되지 않아 10MW를 넘는 첨단 풍력터빈 개발에 손도 대기 힘든 실정이다.
    이제 지난 20여 년 간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독일과 한국 양국의 실적과 추후 전망을 비교 검토하며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던질 수 있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양국의 에너지원 추이
     
    1) 독일의 에너지 사용 추이
     
    에너지전환의 방향은 전력생산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다음, 기타 비재생에너지를 전기로 대체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가령 가정용 난방은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천연가스이지만 장래에는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난방하는 방향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럴 경우 필요한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려면 단순히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 부족하여, 에너지를 적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전환도 함께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주어진 전기에너지에서 가능한 한 많은 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또한 필수적이다. 전기 에너지 투입량 대비 최대 500% 이상의 열을 생산할 수 있는 히트펌프(heat pump) 기술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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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의 독일의 일차에너지 공급에서 석탄과 에너지 비율은 점차 감소하고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바이오/폐기물의 비율은 늘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최근에 와서 총 에너지 사용량도 줄어들어 2018년 에너지 사용량이 1971년과 비슷하다. 경제성장과 에너지 사용량이 연계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그림 2>의 전력생산 추이를 보면 재생에너지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2018년 부분만 <표 1>에 정리했다.
     
    2) 화석연료의 전력변환 효율 – 절반 이하의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
     
    <그림 1>만 보면 재생에너지 전기로의 전체 에너지전환이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에서 타에너지원과 전기에너지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수송용으로 주로 쓰이는 석유는 채굴, 수송, 정제에 많은 에너지가 들고 또 정제된 휘발유가 차량에서 연소한 후 자동차를 굴리는 기계적 에너지로 바뀌는 효율이 20~35%로 매우 낮다. 전기자동차는 송전 손실까지 고려하더라도 효율이 73%에 이른다. 휘발유 자동차의 효율이 중간쯤으로 잡아 27.5%이고 정제까지의 에너지 소비를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재생에너지로 충전한 전기차는 내연기관 휘발유 자동차보다 일차에너지를 3분의 1만 사용한다.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과 전기차로의 전환이 얼마나 많은 일차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석탄 등 다른 화석연료도 비슷하게 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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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전환을 완수하기 위한 전기에너지 요구량은 석탄의 40%, 천연가스의 52%, 석유의 35% 정도이다. 에너지전환이 가속할수록 필요 에너지 공급량이 줄어든다. 난방이나 산업용 열 생산에 히트펌프와 같은 효율적인 방식을 사용한다면 기존 에너지양의 50% 이하로도 같은 양의 열을 공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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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3>을 보면 연료별 특징을 파악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석탄은 주로 발전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생산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석유는 주로 수송용으로 사용되는 만큼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그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석유는 또한 플라스틱 등의 각종 원료를 만드는 비에너지 용도로도 많이 사용된다. 순환경제를 통해 재사용/재활용을 늘려 석유화학 원료 사용을 줄이고 생물기반 플라스틱, 천연 소재를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원료용 석유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석유는 운송과 정제 과정 자체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여 공급 과정에서 소모율이 높은 편이다. 천연가스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최근의 추세는 산업용, 건물용 열원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열원을 재생에너지 전기로 바꾸어야 하며, 이때 열에너지로의 변환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의 사용이 요구되고 열 소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산업공정과 고열효율 건물 건축/개량이 필요하다. 
     
    3) 한국의 에너지 사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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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과 <그림 4>를 보면 독일에 비해 한국의 특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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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 말해 우리 에너지 사용 행태에는 모든 나쁜 것이 집적되어 있다. 총사용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사용량 증가와 함께 석탄 및 석유 사용량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고, 그런 상황에서 원자력 사용량도 감소하지 않는다. 여기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도 지극히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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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화석연료 사용처를 보면 독일보다 단순함을 알 수 있다. 전력용과 수송용의 비율이 독일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에너지전환 방법도 독일과 비교하면 단순하다. 전력에서 재생에너지 비율만 높이면 된다. 건물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절대량과 비율이 독일보다 적은 점은 우리가 독일보다 에너지전환에 유리한 조건이다. 석유에서 비에너지 사용비율이 높은데, 우리나라에서 석유화학공업이 고도로 발전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부문의 석유는 다른 물질로 변환되어 온실가스를 직접 배출하지는 않지만, 이로부터 나오는 원료가 비지속가능 채굴자원에서 연유한 만큼 순환경제를 발전시켜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양국의 재생에너지 자원 비교
     
    한국이 에너지 사용구조에서 독일보다 에너지전환에 오히려 유리하지만 전환 비율이 매우 낮은 이유가 무엇일까? 더구나 우리나라는 2030년의 전력공급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비율이 20%인데 비해 독일은 이미 2018년에 27.59%로 우리의 10년 뒤 목표를 뛰어넘었다. 독일은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는 데 반해, 우리는 2050년의 가장 야심 찬 목표가 2017년 배출량 대비 75% 감축이고 가장 느슨한 목표는 40% 감축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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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우선 독일이 우리보다 월등히 우수한 재생에너지원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독일만큼 공격적으로 에너지전환을 하지 못하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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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재생에너지원별 발전량 추이를 보면, 태양/풍력/해양 에너지원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바이오연료나 재생가능 폐기물 분야는 증가하다가 포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 특히 크게 발전하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독일과 한국 간 발전량과 자원의 질 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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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6>을 보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 부문에서 한국은 아직 발전량이 독일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특히 풍력발전의 개발이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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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설치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중 태양광은 그 이용률(capacity factor) 면에서 한국이 독일보다 오히려 유리하고 풍력도 독일과 대동소이하다. 2017년 기준 양국 모두 해상풍력의 설치용량이 크지 않아 그 이용률을 유의미하게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제주도에 설치된 한국의 해상풍력발전소는 그 이용률이 계획 추정치 28.92%보다 높은 32.7%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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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7>의 한국의 풍황지도를 보면 전북 해안에서 제주도, 울산 및 포항 앞바다에 이르는 긴 해안에 풍력자원이 풍부하게 부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육상에서 풍력자원이 가장 좋은 태백산맥보다 이 해상의 풍황이 우수하다. 특히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원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것에 비추어 개발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요약
     
    한국과 독일 양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현황과 그 잠재력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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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제이컵슨 교수는 한국이 자체에 부존해 있는 재생에너지원만으로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의 충당할 수 있고 그 전환 중에 9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발표했다. 우리가 에너지전환에 성공할 수 없는 요소는 없다. 100% 전환이 가능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개발 여건도 나쁘지 않다. 시민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에너지전환은 그린뉴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이고 첫 번째로 수행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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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김재삼. (2019). 수송의 전기화, 석유 100% 수입국이 반드시 가야할 길. 기후변화행동연구소.
    http://climateaction.re.kr/index.php?mid=news01&document_srl=176163
    한국일보. (2019, 9월 26일.). 한국남동발전 ‘제조 탐라해상풍력’ 2년간 예상 초과한 성과로 순풍.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9251724745124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19a). Electricity Information 2019. IEA Publications.
    IEA. (2019b). Renewables Information 2019. IEA Publications.
    IEA. (2019c). World Energy Balances 2019. IEA Publications.
    Jacobson, M. Z., Delucchi, M. A., Cameron, M. A., Coughlin, S. J., Hay, C. A., Manogaran, I. P., . . . von Krauland, A.-K. (2019). Impacts of Green New Deal Energy Plans on Grid Stability, Costs, Jobs, Health, and Climate in 143 Countries. One Earth, 1(4), 449–463.
    Wikipedia. “Gasoline (petrol) engines”
    https://en.wikipedia.org/wiki/Engine_efficiency#Gasoline_(petrol)_engines
     

    김재삼 전문위원

     

     

     

    원고료 후원.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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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 박봉준

    2020.06.22 12:20

    이렇게 비교하는 논리 앞에 꼭 질문하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과연 바이오연료와 Waste의 구성물은 무엇이고 과연 친환경적인가 하는것입니다. 바이오경유를 예로들면 그 근본적으로 대체연료는.될수있으나 연소효율의 저하로 미세먼지 발생율이 일반석유보다 높습니다. 이를 어찌 설명할까요. 그런데이터도 같이 있어야지 신뢰도가 높지않을까요. 만약 그런게 아니라면 마치 그럴사한 데이터로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당장 풍력만해도 풍력발전소 우리나라 산간에 다 세우고 바다에 섬만들어 세우면 친환경일까요? 얼마만큼의 비용과 상대적으로 문제가되는 점들이 다 같이 비교되지 않는다면 대국민사기 현혹 행위가 이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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