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사회급변행동으로 2019년을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으로 만들길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9628, 2020.06.05 14:00:58
  • 2020년을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권 온전성 회복의 원년으로 삼길 기대하면서 시작했는데, 지난 다섯 달은 오롯이 코로나-19와 전 세계의 싸움으로 기억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한 분들도 많고, 많은 사람이 지금도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받고, 건강한 사람도 감염의 우려로 불안하고 답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가족과 친구를 떠나보낸 분들께는 더 큰 슬픔이 없겠으나, 전 지구적으로는 지금도 지구온난화가 맹렬히 일어나고 있다.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수도
     
    지금까지 연평균 전 지구 표면온도가 가장 높았던 해는 2016년이다. 그런데 미국 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일사분기의 기상기록을 정리하면서 2020년이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확률이 75%라고 전망했다(NCEI, 2020). 또한 다른 연방기관인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은 4월 한 달 동안의 전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1880~1900 평균) 수준보다 1.24 °C 따뜻했다고 발표했다(NASA, 2020).
     
    1-1.png
     
    1.24 °C 온난화는 단순히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보고서와 파리협정에서 넘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던 1.5 °C 온난화(정확히는 2.0 °C보다 훨씬 낮은 온난화)에 가까운 수준이 아니다. 인류와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다양한 기후 급변요소는 디지털 온도계에 맞춰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지구 평균표면온도가 1.5 °C 온난화에 성큼 가까워진 만큼 기후의 급변은 예상치 못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고, 어떤 현상은 이미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그런 급변 현상에 관한 최신 과학을 검토한 논문(Wang & Hausfather, 2020)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되새겨 보겠다.
     
    1-2.png
     
    전 지구적 급변요소 전망
     
    Wang과 Hausfather(2020)는 전 지구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으로 나누어 검토했는데, 이 절에서는 먼저 전 지구적인 급변 요소에 검토 결과를 소개한다.
     
    1)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의 약화/정지
     
    AMOC은 대서양 심해의 밀도 차이에 의해 열과 염분을 운반(열염순환[熱鹽循環], thermohaline circulation)함으로써 전 지구적 열수지 균형을 유지하는 순환류인데, 최근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IPCC의 평가보고서는 이 AMOC의 현저한 약화를 초래하는 지구온난화 수준을 2.0 °C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AMOC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 또 그 변화에 따라 기후는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기후모형이 현재로서는 없다.
     
    2) 해저 메탄하이드레이트 부존층 불안정화로 인한 메탄 대량 방출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미생물이 해저퇴적물을 분해하거나 유기물이 열에 의해 변질하면서 발생한 메탄이 심해의 저온과 높은 수압에 의해 물과 화합한 후(함수화물) 동결되어 퇴적된 것이다. 이 퇴적층에는 2조 톤(2018년 인간활동으로 인한 전 세계 탄소 배출량 115억톤[Friedlingstein et al., 2019]의 170배 이상) 가까운 탄소가 포집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만약 해수 온도 상승으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녹는다면 막대한 양의 메탄이 방출될 것으로 우려되었다. 그러나 퇴적층은 온도 상승이 매우 느리고, 해저의 메탄이 대기까지 방출되기에는 물리적, 열역학적, 화학적, 생물학적 제한이 많다. 다른 급변요소에 비해 해저 메탄하이드레이트는 큰 기후 위협이 아니다.
     
    3)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氷床; ice sheets) 소실이 유발하는 수 미터 해수면 상승
     
    지구온난화가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빙상(氷床)이 녹아서 붕괴할 수밖에 없다. 그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서남극 스웨이츠(Thwaites) 빙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질량 감소의 초기 단계에 들어섰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강력한 기후변화 완화를 시행해서 광범위한 지역의 빙상 소실을 막는다면 해수면 상승을 상당히 억제할 수도 있다.
     
    4) 극지 영구동토의 해빙·분해로 인한 기후 되먹임
     
    영구동토가 수년 이내에 급작스럽게 녹아서 엄청난 양의 메탄을 방출하고 그 결과 전 지구 기후에 극적인 변화를 유발하는 일련의 작용을 발견한 연구가 아직은 없다. 그러나 영구동토에 붙잡혀 있는 탄소의 양이 워낙 많아서 그중 일부만이라도 방출된다면 장기간에 걸쳐 온실효과를 심화할 수 있다.
     
    5) 북방림(北方林, boreal forest; 툰드라 이남의 북부지방 숲) 생태계의 대규모 이동
     
    북방림 생태계의 공간적 변화는 탄소 축적량, 지역적 반사율, 탄소 흡수 능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이 변화에는 생지화학적 과정과 되먹임 현상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그 정도나 속도를 지역적으로라도 추정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북방림 생태계 변화가 전 지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더더욱 파악하기 어렵다.
     
    6) 비가역적 열실지구(“Hothouse Earth”)를 유발하는 여러 급변점의 연쇄 반응
     
    지구를 찜통으로 만들 정도의 기온 상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러 급변 현상이 발생한다 해도, 각 변화는 점진적이며 전체 기후에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급변점의 연쇄반응이 일어난다면 그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각 급변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에 진척이 생길 때마다 전체 연쇄반응을 업데이트하여 기후변화의 추가적인 위험을 재평가해야 한다.
     
    7) 층적운 구름마루(stratocumulus cloud decks) 증발에 의한 재앙적 온난화
     
    층적운은 지상 500미터에서 2천미터까지 높이 분포하면서 태양 복사에너지를 반사함으로써 지구온난화를 완화한다. 그런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층적운 상부의 구름마루가 증발할 수 있다. 그런데 층적운이 증발할 정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종 시나리오의 최악의 경로에서 나타난다. 최악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발생하는 때에만 층적운 구름마루 증발의 영향을 평가하면 된다.
     
    지역적 급변요소 전망
     
    Wang과 Hausfather(2020)이 다음의 변화를 지역적인 급변요소로 구분하긴 했지만, 그 영향은 전 지구적일 수밖에 없다. 그 검토 결과를 소개한다.
     
    1) 열대 천해(淺海) 서식 산호초의 개체 격감
     
    몇몇 산호초는 기후변화 완화가 낙관적으로 실현되어도 21세기 내내 지속해서 황폐화할 것이다. 그래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C 이내로 지구온난화를 막는다고 해도, 현존 산호초는 10~30%밖에 안 남는다.
     
    2) 아마존 열대우림 소실 및 열대우림의 초원화
     
    아마존 열대우림의 고사(枯死)는 가까운 시간 내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기후되먹임 현상에도 단기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 인간의 활동이 가하는 압력은 이미 아마존 열대우림에 심각한 위협이어서, 지역적으로나 전 지구적으로 황폐화를 동반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3) 아프리카와 인도의 계절풍(monsoons) 쇠퇴
     
    현재 기후과학이 이해하기로는 지역 기후가 달라질 만큼 아프리카와 인도의 계절풍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물론 앞으로 계절풍의 강도나 다른 특성이 달라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
     
    4) 여름철 북극 해빙(海氷) 소멸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북극 해빙(海氷)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20~30년 안에 여름에는 북극 해빙(海氷)이 완전히 녹는 현상이 생길 확률이 커지고 있다. 해빙(海氷)이 없어지면 북극 해면의 반사도가 감소한다. 이 얼음-반사도 되먹임(ice-albedo feedback)으로 인해 지구온난화 속도가 최대 8%(복사강제력 0.3 W/m²) 증가할 수 있다.
     
    검토 결과를 종합하면, 비관적인 급변요소들(산호초 서식지 붕괴, 아마존 열대우림 고사, 여름철 북극 해빙 소멸)이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급변요소들의 현실화를 막는 일은 비가역적인 기후 비극이 우리에게 머지않은 장래에 일어날 일이므로 미리 대비해야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이웃에게 현재 일어나는 일에 공감하는 세계시민이 당연히 할 일이다. 해수면 상승을 막는 일이 군소도서개도국(Small Island Developing States; SIDS)만의 의무가 아닌 것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2020년: 사회급변행동으로 2019년을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으로 만들길
     
    전 지구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에 참여하는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각국 코로나-19 정책 변화를 토대로 2020년 4월까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를 추정하고, 2020년 한 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보다 4~7%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Le Quéré et al., 2020).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5(토지이용변화 배출량 포함 시)~72%(토지이용변화 배출량 불포함 시)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이렇게 감소하는 것은 그 원인인 코로나-19가 비록 비극을 동반한 재난이라 해도 그냥 예외 사건으로 지나칠 수 없는 기후변화 대응 기회다.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준 수준과 비교해 1.5 °C 이내로 억제하려면 2020~2030년 사이에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7.6% 감축해야 하는데(UNEP, 2019), 그 첫해인 2020년에 작년에는 상상치도 못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의미 있는 감소를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한 정책 변화만으로는 2019년이 온실가스 배출량 정점이 되고 앞으로 계속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할 수 없다. 지금은 비상 상황이지만, 어느 정도 바이러스의 영향이 약해지면 기존의 화석연료에 의존한 산업 생산과 소비, 무역, 수송이 재개할 것이다. 이러한 기존 활동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은 계속 보수되고, 관련 산업이 지원하는 문화 활동도 다시 기지개를 켜게 된다. 매년 코로나-19와 같은 대형 재난이 일어나서는 안 되므로, 최근 학자들은 설문조사와 토론, 문헌 조사를 통해 기후 급변요소의 현실화를 막기 위한 사회급변요소(social tipping elements)를 선정했다. 각 사회급변요소에는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대표하는 사회급변행동(social tipping interventions)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잠재력과 함께 제시되었는데, 특히 클리마 독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회급변행동은 ‘주요 행위자’(아래 표의 네 번째 열)에 시민이나 시민단체(파란색 글씨로 구분)가 있는 것들이다.
     
    1-3.png
     
    위의 표 마지막 열에서 정직하게 평가했듯, 사회급변요소들도 급변을 촉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시민이 나이나 직업을 불문하고 긴 시간을 두고 사회적 변화를 일으켜 기후변화의 급변점 도달을 막을 수 있으려면, 더 강력한 연대와 교류, 서로를 격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키우면 좋겠다.
     
    참고문헌
    Friedlingstein, P. et al. (2019). Global Carbon Budget 2019. Earth System Science Data, 11(4), 1783–1838.
    Le Quéré, C. et al. (2020). Temporary reduction in daily global CO₂ emissions during the COVID-19 forced confinement. Nature Climate Change (In Press). https://doi.org/10.1038/s41558-020-0797-x
    NASA. (2020). GISS Surface Temperature Analysis (v4).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https://data.giss.nasa.gov/gistemp/maps/index_v4.html
    NCEI. (2020). State of the Climate: Global Climate Report for April 2020. NOAA National Centers for Environmental Information (NCEI).
    Otto, I. M. et al. (2020). Social tipping dynamics for stabilizing Earth’s climate by 2050.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7(5), 2354–2365.
    UNEP. (2019). Emissions Gap Report 2019.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Wang, S., & Hausfather, Z. (2020). ESD Reviews: mechanisms, evidence, and impacts of climate tipping elements. Earth System Dynamics Discussion, 1–93. https://doi.org/10.5194/esd-2020-16
     

     

    박훈 연구위원

     

     

     

    원고료 후원.jpeg

     

     

엮인글 0 http://climateaction.re.kr/index.php?mid=news01&document_srl=178126&act=trackback&key=574

댓글 0 ...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닉네임
36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77 2021.02.04
36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30 2021.02.04
36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140 2021.02.04
36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00 2021.02.04
36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701 2020.12.23
36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492 2020.12.23
36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671 2020.12.23
35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7658 2020.11.19
35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6916 2020.11.19
35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788 2020.10.12
35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801 2020.10.12
35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800 2020.10.12
35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328 2020.09.02
35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721 2020.09.02
35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901 2020.09.02
35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8836 2020.07.07
35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031 2020.07.07
34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839 2020.06.0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628 2020.06.05
34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9311 2020.06.05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