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처지, “이산화탄소 늘어날수록 곡물 필수영양소 감소해”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5517, 2014.05.20 21:51:44
  •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가 전 세계 주요 곡물의 영양소를 파괴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최근 네이처지는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 곡물 영양분이 감소해 이미 영양실조로 고생하고 있는 수십억 인구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미래의 충격 예측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지만, 이번 결과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밀, 쌀, 옥수수, 대두 등을 밭에서 키우며 실험해 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높을수록 철분, 아연,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들이 뚜렷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철분과 아연은 사람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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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www.bakeryandsnacks.com


    과학자들은 현재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380~390ppm에서 재배한 곡물과 2050년 예상되는 545~585ppm의 조건에서 자라는 곡물의 영양소를 비교했다. 사실 545~585ppm도 각국 정부가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했다는 가정 아래 설정한 농도다. 다양한 생육환경을 고려해 연구자들은 41종의 곡물을 3개 대륙의 7곳에서 재배했다.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 조건에서 자란 밀은 아연 9%, 철분 5%, 단백질은 6% 감소했다. 쌀의 경우 아연 3%, 철분 5%, 단백질 8%가 감소했으며 옥수수 역시 비슷한 감소율을 보였다. 대두의 경우 아연과 철분은 비슷한 농도로 감소했으나, 콩과식물이라는 특성상 단백질은 감소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철분 및 아연 결핍에 시달리는 인구는 20억 명에 육박한다. 철분 및 아연 결핍은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년 63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으며, 특히 어린 아기의 발달과 임산부에게 치명적이다. 논문 저자들은 "우리는 이미 심각한 공공보건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밀, 쌀, 옥수수, 대두는 철분과 아연을 상대적으로 적게 함유하고 있는 곡물이다. 그러나 고기 소비량이 적은 빈곤 국가에서는 이들이 철분과 아연의 중요한 공급원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4억 명의 인구는 60% 이상의 철분과 아연을 이 곡물들로부터 얻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식량위기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옥스팜(Oxfam)의 전망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2050년에는 5살 이하의 어린이 250만여 명이 영양실조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 적응을 돕는 일에 이들의 목숨이 달려있는 셈이다.


    식물의 영양소를 감소하게 만드는 정확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철분이나 아연 결핍에 비해 곡물 속 단백질 함량의 감소가 인간의 건강에 미칠 영향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곡물의 탄수화물 함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미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신진대사 장애,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신진대사 장애의 위험을 높이는 것은 비만 뿐 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식품의 영양소 자체가 변화하게 되면 더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더 많은 곡물을 섭취해 철분과 아연의 필수섭취량을 맞추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식량 생산량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려면 2050년까지는 식량 생산량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 과정에서는 다른 곡물에 비해 변화한 환경에 잘 견디는 종들도 있었다. 증가하는 이산화탄소 농도에 덜 취약한 변종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그러한 곡물을 육종하는 교배 프로그램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변종 곡물의 가격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농가에서 중시하는 맛, 상품성, 생산성 등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4월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몇 백 만년 만에 처음으로 한 달 내내 매일같이 400ppm을 초과한 달이었다. 산업혁명 이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 수준이었다. 기후변화로 인간이 겪게 될 건강문제를 모두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인류 문명은 지금 최초로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의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신한슬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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