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획(混獲): 우리들의 식욕을 위해 죽어가는 바다생물들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7213, 2014.03.25 01:13:53
  • 전 세계에서 매년 약 400만 척의 어선이 포획하는 어류의 양은 약 7,260만 톤에 달한다. 최근의 평가에 따르면 이중 약 40%인 2,858만톤이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는 상태에서 배 밖으로 버려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1990년대에 매년 65만 마리의 고래, 돌고래, 바다표범이 혼획으로 살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혼획은 ‘맛있고 수익성이 좋은’ 어종을 포획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상어, 거북이, 고래 또는 비식용 어류가 함께 잡히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혼획이 바다의 먹이사슬을 깨뜨릴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다. 혼획은 바다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서 세계적으로 어류 개체군의 급격한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


    bycatch.png


    최근 해양보호단체 Oceana가 미국수산청(National Marine Fisheries Service; NMFS)의 ‘국가어획보고서’를 바탕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혼획(混獲, Bycatch)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와 플로리다 연안, 걸프만 등 9개 어장에서 잡히는 바다생물 중 17-22%가 혼획으로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에서 매년 90만 톤가량의 바다생물들이 혼획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 된다.


    혼획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된 9개 선단은 미국에서 보고된 혼획의 절반에 달하는 양을 잡고 있지만 육상에서 판매되는 어류 중 이들이 들여온 것은 7%에 불과하다. 플로리다 연안에서 조업하는 선박들은 포획된 어류의 66%를 바다에 버린다. 상어의 경우 이 지역에서 2010년에만 40만 마리가 버려졌다. 캘리포니아 연안에서도 포획어류의 약 65%가 너무 작거나 원치 않는 종이라는 이유로 버려진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3년간 약 3만 마리의 상어와 가오리가 혼획으로 살상됐다.


    bycatch1.png

    출처: Oceana


    혼획 어종에는 대구나 넙치 같은 귀중한 어류가 포함되기도 한다. 알래스카 만에서는 지난 1년간 약 1,360톤의 대구와 907톤의 넙치가 버려졌다.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저인망(底引網), 주낙 또는 연승(延繩), 자망(刺網) 등 어획장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축구장 크기의 저인망은 해저 인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싹쓸이한다. 길이가 약 80km에 달하는 주낙에는 1천개가 넘는 큰 갈고리들이 달려있다. 자망은 폭이 3km가 넘는 사각형의 그물을 어군의 통로에 수직으로 펼쳐 헤엄쳐가는 모든 어류가 그물코에 걸리도록 하는 도구다.


    혼획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많은 국가들이 감시하고 보고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혼획을 기록한 사례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어업과 부적절한 법적 규제까지 감안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어업의 75%는 25개 국가에서 이루어진다. 이들 국가에서 혼획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어류 개체군을 증가시키고 바다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혼획되거나 좌초된 고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재작년 우리나라 연안에서 혼획 또는 좌초, 표류된 고래만 총 2천743마리에 달한다. 2011년 1천455마리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어업 '불량국가'로 낙인찍힌 상태다. 작년 11월 26일 유럽연합(EU)은 우리나라를 불법ㆍ비보고ㆍ비규제(IUU) 예비 국가로 지정했다. 정부의 빗나간 정책이 계속되면 중국 어선들이 서해5도에서 벌이는 불법조업을 비난할 근거조차 잃게 될지도 모른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송열음 해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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