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대안포럼] 재생가능에너지 현장답사 후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7413, 2011.11.29 16:08:39
  • 지난 24일 에너지대안포럼은 충남 태안군으로 재생가능에너지 현장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답사한 곳은 LG 솔라에너지 태양광발전소와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 예정 부지였으며, 총 31분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당일 참석해 주신 분들과, 함께 다녀오진 못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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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G 솔라에너지 태양광발전소(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소재)


    LG 솔라에너지 태안 태양광 발전소는 태안 신재생에너지 특구의 첫 번째 사업으로서, 원래 염전 자리였던 부지에 발전 단지를 마련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1999년 이원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염전 기능이 상실되었는데, 폐 염전으로 변해버린 이곳 일대를 활용해 총 30만㎡의 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13.77MWh의 발전용량을 지니는 태양광 발전소는 2008년 6월 상업발전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15년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간 발전목표는 19GW 정도이며, 이는 약 8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태양광 발전의 특성은 일사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발전량이 좌우됩니다. 이 때문에 기상 이변이 잦으면 계획된 만큼 발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여름 잦은 기상 이변과 긴 장마로 인해 이곳 태양광 발전소도 발전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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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투자 대비 수익률을 7~8%대로 목표를 잡았었지만, 약 5%에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은 시장 경제 논리로 보았을 때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은 사업이므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등과 같은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인 사업입니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 태양광 사업은 부지에 대한 제약이 큰 것도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도입되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에서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이 그리 좋은 방식은 아니게 됩니다. 대규모 임야에 태양광 발전을 할 경우 RPS 가중치가 낮지만, 대신 지붕 위나 건물일체형(BIPV) 등에는 가중치를 높이 적용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태양광 사업자들의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지 선정에 대한 제약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는 대규모 발전 보다는 소규모 분산형 방식으로 추진해 나아가는 것이 유리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부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것이 발전 사업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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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태양광 분야 기술력이 높아져서, 태양광 발전의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기상 상황 예측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내 환경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어려움들이 내재되어 있지만, LG 솔라에너지가 앞으로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라며, 태양광 분야에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있을 수 있도록 에너지대안포럼에서도 방안을 모색해 놓아야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발전소 견학을 허가해 주신 LG 솔라에너지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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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예정 부지 일대


    한국의 서해안 갯벌은 캐나다 동부 해안, 미국 동부 해안과 북해 연안, 아마존 강 유역과 더불어 세계의 5대 갯벌로 꼽힙니다. 특히 가로림만 내해는 대부분이 자갈과 모래로 이루어진 갯벌인데, 이곳에 대부분의 대형 저서동물이 분포하고 있어 2005년 해양수산부로 부터 보전 상태가 가장 양호한 갯벌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만일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조류변화 영향으로 심각한 펄질화(가는 모래 ․ 진흙 등이 물에 쓸려와 강어귀 ․ 항구에 쌓이는 현상)가 진행되어 가로림만 내해 대부분은 과 영양 상태의 퇴적이 이루어지고 극히 일부만 침식이 예상되어, 서식지를 잃은 해양생물들이 급속히 사라지면서 수산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결과가 이미 나온 바 있습니다. 정부와 언론이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제주가 선정된 것에는 환호하며 자랑스러워하고 있지만, 세계 5대 갯벌인 서해안 갯벌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상황에는 무관심하기만 하다는 것이 이곳 지역 주민들의 하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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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은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심미적 가치뿐만 아니라, 내륙과 해양생태계의 오염완충지로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연안지역에서의 산업, 농업, 축산활동 등으로 수계를 거쳐 갯벌로 유입되는 풍부한 영양염류나 유기물질은 갯벌생태계의 유지에 매우 필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내 갯벌 면적은 약 2400㎡로 국토면적의 2.4%에 해당되며, 서해안갯벌면적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개발계획에 따른 매립으로 최근 10년간 약 30퍼센트 정도의 갯벌면적이 상실되어 그로 인한 지역 환경 영향이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학계와 조력발전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입장입니다.


    김득수 군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의 「서해안갯벌에 의한 온실기체배출 연구」에 따르면, 갯벌이 온실가스 가운데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310배나 강력한 아산화질소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갯벌이 어패류 서식지이자 오염 완충지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강력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전체 갯벌 면적이 오랜 시간 흡수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엄청나므로, 넓은 갯벌이 사라졌을 때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자는 취지로 조력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것이 오히려 자연적인 온실가스 감축원을 제거하는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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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력발전은 과연 재생에너지일까요. 지난 11월15일 가로림만/강화/인천만/아산만 조력댐반대대책위로 구성된 조력댐백지화전국대책회의와 환경운동연합은 홍영표 민주당 의원과 함께 환경파괴를 동반하는 대규모 조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조력발전의 신‧재생에너지에서의 제외를 위한 입법청원’(3,220명 연서명) 자료를 제출하였습니다. 청원서는 조력발전이 갯벌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정의와 구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중앙 집중 형 발전의 문제점 등을 근거로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세계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WCRE)는 재생가능에너지의 정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지속가능하며, 부수적인 효과로 인한 해가 없어야 한다. 또한 에너지원을 얻는 과정이나 변환과정에서 재생될 수 있어야 하며, 지속가능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공동체나 자연시스템의 생명력과 권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피해야 한다. - World Council for Renewable Energy, "Civilization at the Turning Point : A Breakthrough for Renewable Energy". 2004』


    이처럼 지역공동체와 자연시스템의 생명력과 권리는 재생에너지의 정의와 구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청원서가 주장하고 있는 바 입니다. 또한 청원서는 독일의 경우 해양에너지는 지역공동체와 자연시스템의 생명력과 권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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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력발전소의 또 한 가지 문제로 지적된 것이 중앙 집중 형 발전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9월8일 국회에서 열린 ‘신재생에너지법 개정방향과 대안 모색 : 조력발전 과연 친환경에너지인가?’ 토론회에서 김필홍 환경부 국토환경평가과장은 RPS가중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RPS제도는 기존 발전차액 지원제도를 대체해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토록 의무화하는 제도지만, 정부가 방조제가 없는 조력발전에 가장 높은 2.0의 RPS 가중치를 부과하는 바람에 특정 에너지원 개발에만 치중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타 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연료전지와 육지와의 연계거리 5km를 초과하는 해상풍력에 조력발전과 같은 2.0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RPS 가중치가 높고 중앙 집중 형의 대규모 단지 조성이 가능한 조력발전소의 건립을 발전사업자들이 앞 다퉈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천막 농성이 시청 앞 광장에서 한 달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정섭 반대투쟁위원장은 조력발전소가 가로림만에 건립될 경우 500만 명 관광객이 유치되고 연간 548억원의 수익증대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정부의 홍보가 터무니없다고 지적하며, 조력발전소 건설을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합니다. 서산과 태안을 감싸고 있는 바다와 갯벌은 우리의 자랑이자 자부심이기도 하다는 박 위원장의 진심어린 고백이 헛되지 않길 바라며 에너지대안포럼 현장 답사 후기를 마칩니다(기록: 최도현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원).


    (관련 기사 : 에너지경제신문, 한효정 기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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