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자원공사, UN을 속였나 국민을 속였나?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5427, 2011.09.06 11:18:45
  •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9월 1일 (목)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두 건의 전화인터뷰로 준비했는데요. 우리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을 저탄소 녹색 사업으로 인증해 달라, 이렇게 유엔에 요청을 했는데, 유엔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좀 살펴보고요, 재미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하나 나왔네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이른바 진보개혁정당 통합 움직임이 있지요. 이 세 당이 통합할 경우에 그 지지도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넘어선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소식도 알아보지요. 먼저 경인운하 사업 이야기인데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 전화에 모십니다. 안 소장님, 안녕하세요?

    ▷안병옥>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저탄소 녹색사업으로 인증해 달라, 이걸 유엔이 인증하나보지요?

    ▷안병옥> 예, 그렇습니다. 유엔기후변화사무국에서 인증을 합니다.

    ▶정관용> 저탄소 녹색 인증이라는 게 뭡니까?

    ▷안병옥> 아마도 우리 청취자들이 알아듣기 쉽게 저탄소 녹색 인증으로 표현을 하신 것 같은데요, 정식 명칭은 청정개발체제입니다.

    ▶정관용> 청정개발체제?

    ▷안병옥> 예,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개발도상국에서 시행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인데요. 국제사회가 이 사업을 승인하게 되면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아서 선진국에 그것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정관용> 우리나라는 지금 개도국으로 분류되나요?

    ▷안병옥> 기후변화협약에서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그렇군요. 그래서 개발도상국의 경우에 뭔가 개발사업을 하는데, 그걸 청정개발로 하게 되면, 그걸 유엔이 인정해주면, 탄소배출권을 준다?

    ▷안병옥>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제 선진국이 감축의무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감축의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지요.

    ▶정관용> 이게 그러면 취지 상으로는 이런 거겠군요? 개발도상국은 많은 개발사업을 하는데, 주로 청정개발이 아니라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개발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안병옥> 그런 측면도 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것을 막고 좀 개발도상국은 어차피 개발이 많이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가급적 청정개발을 해라, 이렇게 유도하기 위한 거로군요?

    ▷안병옥> 예, 그런 측면과 함께 이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기술적으로, 재정적으로 또 지원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알겠습니다. 이 제도의 취지는 알겠고요. 경인운하 사업이 한강하고 서해를 연결하는 거지요?

    ▷안병옥>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일명 아라뱃길 사업, 이렇게 알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언제 이걸 유엔에 요청했고, 유엔은 언제 이걸 거부했습니까?

    ▷안병옥> 제가 그 자료를 보니까, 명확하지는 않은데요, 아마 처음 신청한 것은 2006년 정도로 보이고요.

    ▶정관용> 오래 됐네요?

    ▷안병옥> 예, 그게 상당히 오랜 기간 걸립니다. 검토 과정이라는 게 복잡하니까요. 그리고 유엔이 이제 거부한 것은 작년으로 보입니다.

    ▶정관용> 작년에 거부했어요?

    ▷안병옥> 예.

    ▶정관용> 그런데 그게 왜 요즘에 와서 알려졌지요?

    ▷안병옥> 그건 제가 잘 모르겠는데, 그 뒤에 이제 뭐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그 공식 문서를 보면 이쪽에서, 수자원공사에서 신청했던 신청서에 대한 유엔의 답변, 그리고 또 전문가 검토 의견은 2010년 6월로 되어 있습니다.

    ▶정관용> 2010년 6월.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인데, 수자원공사 측에서 이걸 신청한 모양이에요? 신청 주체가 수자원공사인 거지요?

    ▷안병옥> 그렇습니다.

    ▶정관용> 수자원공사는 어떤 근거로 이걸 이른바 청정개발체제, 저탄소 녹색이라고 주장을 한 거지요?

    ▷안병옥> 이게 이제 운하를 건설하고자 하는 측에서 항상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도로교통에서 지금 화물을 많이 나르고 있는데, 운하를 건설하게 되면 트럭으로 날랐던 화물을 이제 배 쪽으로 옮길 수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트럭에서 나왔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뭐 이런 취지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트럭이 많이 다녀야 할 것을 배 한척에다 다 싣고 간다, 이 이야기로군요?

    ▷안병옥> 예, 그 주장하는 쪽은 그렇습니다. 반대 의견도 있고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수자원공사 측의 주장은 그렇다?

    ▷안병옥> 예.

    ▶정관용> 그런데 유엔은 그걸 인정을 안 한 건가요? 왜 거부했지요?

    ▷안병옥>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그 조건을 만족시켜야 됩니다. 그런데 그 조건 중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 청정개발 사업을 규모에 따라서 소규모 사업과 대규모 사업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번에 수자원공사가 신청한 것은 소규모 사업으로 신청을 했거든요. 그런데 소규모 사업으로 신청한 이유는 아마도 승인 절차가 아주 간략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손쉽다, 이렇게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유엔은 이 사업은 소규모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했지요.

    ▶정관용> 대규모 사업이다?

    ▷안병옥> 그래서 일단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라는 것을 분명하게 명시를 했습니다.

    ▶정관용> 그리고요?

    ▷안병옥> 또 하나는 이제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세밀하게 입증을 해야 되는데요,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트럭이나 중장비가 오가면서 나오는 온실가스라든가 또 녹지를 훼손하면서 온실가스 흡수원을 없애는 문제, 이런 것들이 전혀 거론이 되어 있지 않고, 개선에 포함이 되어 있지 않거든요.

    ▶정관용> 건설과정은 빠져있다?

    ▷안병옥> 예, 그래서 적절한 방법론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예, 그러니까 이건 대규모 사업인데, 왜 소규모 사업으로 신청했느냐. 그렇지요?

    ▷안병옥> 그렇습니다.

    ▶정관용> 또 하나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탄소가 나오는데 그건 왜 뺐느냐, 이 두 가지 지적이다?

    ▷안병옥> 그렇습니다.

    ▶정관용> 예를 들어서 유엔이 인정한 청정개발체제, 이른바 저탄소 녹색인증 예를 들어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안병옥> 유엔은 지금까지 한 15개 분야 정도로 구분해놓고 있는데요,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제 풍력발전이라든가 태양광사업, 이런 것들이 이제 청정개발체제에 속하고요, 또 제조업 같은 경우는 사용하는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바꾼다든가 이런 것들이 포함되고, 또 조림사업 같은 게 포함됩니다. 그리고 수송 같은 경우는 운하는 아직 인정이 되어 있지 않고요, 도로교통에서 철도교통으로 화물을 옮겨갈 수 있는, 그러니까 철도교통을 통해서 도로교통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때는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운하는 녹색 인증 받은 사례가 전혀 없고?

    ▷안병옥> 없습니다.

    ▶정관용> 우리 정부, 수자원공사가 이걸 유엔에 신청한 까닭은 뭘까요? 탄소배출권, 그 돈 생각해서 요청했을까요? 아니면 무슨 상징적인 의미를 기대했을까요?

    ▷안병옥> 수자원공사 스스로 이번에 신청한 자료에 근거해보면은 1년에 한 7천톤 정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7천톤을 이제 지금 탄소시장에서 판매했을 때의 금액으로 환산을 하면 한 2억원 정도가 되거든요. 2억원이 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데, 수자원공사 입장에서 그 돈을 위해서 신청을 했다기보다는 제 생각에는 이게 경제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제성이 없는 쪽으로 이제 판명이 되어가면서 최소한 국제사회에서 이 청정개발체제의 어떤 승인을 얻게 되면, 친환경사업이라는 어떤 이미지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가 보여지고요. 또 하나는 이제 이번에 그 방법론으로서 인정을 받게 되면, 수자원공사가 추후에 뭐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에서건 운하건설 사업을 할 경우에도 똑같은 온실가스 감축 사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조금 아까 경제성 논란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안병옥> 예.

    ▶정관용> 정부는 그동안 경인운하, 충분히 경제성 있다, 계속 이런 입장이었지요?

    ▷안병옥>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데 요즘은 경제성이 없는 쪽으로 거의 이야기가 모아지나요, 어떻습니까? 분위기가?

    ▷안병옥> 정부는 아직도 경제성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근에 이제 그 수자원공사가 전문 컨설팅 회사에 용역을 줘서 재무분석을 해보니까, 한 7천억원 정도만 회수가 가능하고, 총 사업비가 지금 2조5천5백억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한 1조5천억원 이상이 지금 손해를 볼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가 그걸 밝히지 않다가 나중에 드러나게 됐는데요.

    ▶정관용> 수자원공사가 스스로 의뢰해서 한 건데?

    ▷안병옥> 예. 그리고 이번에 이제 유엔에 신청한 신청서를 보면, 신청서에도 스스로 경인운하 사업은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사업이다. 또 기술적으로도 대단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이다, 라고 스스로 적고 있습니다.

    ▶정관용> 아니, 경제성 있다고 하면서 왜 그 신청서류에는 왜 그렇게 썼을까요?

    ▷안병옥> 왜냐하면 청정개발체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되거든요.

    ▶정관용> 어떤 거요?

    ▷안병옥> 그러니까 경제성이 없다는 걸 입증해야 됩니다. 경제성이 이 사업만으로도 충분하다면, 굳이 청정개발체제에 신청을 해서 탄소배출권을 받아야 될 이유가 없다고 본 거지요, 유엔은요.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해결가능하다면 자체적으로 해야지, 청정개발체제와 연관시킬 수 없다, 이렇게 명확하게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아마 그렇게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그 요건을 채우기 위해서 이것은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도 참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렇게 썼군요?

    ▷안병옥> 예.

    ▶정관용> 그런데도 계속 돈은 벌린다고 그동안 홍보해왔고요?

    ▷안병옥> 그러니까 이율배반적인 거지요. 유엔에 얘기한 내용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요, 국민들을 속였거나, 저는 뭐 그렇게 보는데요. 아니면 유엔을 속였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지요.

    ▶정관용> 안 소장께서는 누구를 속였다고 생각하세요?

    ▷안병옥> 저는 국민들을 속였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유엔에 제출한 서류가 맞는 거다?

    ▷안병옥> 그렇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운하가 전성기인 시절이 이미 지났고, 지금은 이제 운하의 경제성이 떨어져서 유럽 국가 같은 곳에서도 운하에서 나오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 엄청난 국고를 지금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정관용> 경제성이 없다, 이것을 또 이번에 유엔에다 수자원공사 스스로 인정한 거라고 봐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로군요?

    ▷안병옥>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했는데도 저탄소 녹색인증도 받지 못했다, 이건 어떤 의미로 보시는지. 마지막으로 한 말씀 주시지요.

    ▷안병옥> 일단 운하사업이라는 것이 과거의 사업이고, 과거 같으면 다른 운송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쪽으로 이제 물동량이 많이 움직일 수가 있어서 경제성도 있고. 물론 이제 환경파괴는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 21세기에 들어와서 보면 이제 운하는 사양길에 들어선 사업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이제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을 하다보니까 경제성에서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것을 또 보충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 환경인증이라도 받아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정관용> 그랬는데 그걸 받지 못한 것을 보면 친환경 사업이라고 보기도. ▷안병옥> 운하를 친환경사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에서나.

    ▶정관용> 보기 어렵다?

    ▷안병옥>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경제성 부족, 그리고 친환경 사업으로 인정되지 못한 그런 경인운하의 사례다, 라는 말씀이시네요. 여기까지 듣지요, 고맙습니다.

    ▷안병옥> 예, 고맙습니다.

     

    (2011.09.01, CBS라디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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