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계 위해 ‘수송’에 짐 지우나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3603, 2011.06.30 09:54:45
  • 정부는 2009년 11월에 확정·발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를 산업·전환, 건물·교통, 농축산 등 부문과 세부 업종별로 구체화한 감축목표안을 마련했으며 공청회 등을 거쳐 7월 중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인 8억1300만CO₂톤 대비 30%인 6800만CO₂톤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산업부문은 18.2%, 전환(발전)은 26.7%, 수송은 34.3%, 건물은 26.9%, 농림어업은 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

     

    전기전자 61.7% 감축 가능할까

     

    목표안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의 감축목표가 61.7%로 가장 커 해당 업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어 전자표시장치(39.5%), 운수·자가용(34.3%), 자동차(31.9%), 반도체(27.7%), 가정용 건물(27%), 상업용 건물(26.7%), 발전·도시가스·지역난방(26.7%) 등도 두자릿수 감축률을 목표로 정했다. 구체적인 감축 방법으로 산업·전환부문은 열병합 발전, 연료 대체, 스마트그리드 등 보급을 늘리고 에너지 절약기술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높은 감축목표가 제시된 전기전자에 대해 유승직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센터장은 “전기·전자·디스플레이·자동차 부문은 중전기기의 육불화황(SF6) 회수와 자동차의 냉매회수 등을 통한 감축잠재량이 높으며 에너지 절감 등은 10% 내외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유 7.5%, 철강 6.5%, 시멘트 8.5%, 석유화학 7.5% 등 산업계 요구를 정부가 받아주면서 다른 분야로 책임을 전가한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철강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 만큼 감축여력이 없다”며 이를 참작해 줄 것을 계속해서 정부에 요구해 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산업계에 적게 배분하고 수송부문에 무리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치중

     

    중앙대학교 김정인 교수는 “전반적으로 공급 위주의 정책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데 수요적인 부분을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며 “에너지 다소비산업의 감축목표가 지나치게 낮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겠지만 목표관리제를 기회로 미래형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제지 이런 쪽에서 좀 더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온실가스 증가 추세가 2014년에 정점을 찍고 2015년부터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에서 가장 온실가스 증가추세가 빠른 한국이 불과 3년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전체적인 감축 계획이 너무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물에 대해서도 LED 조명 등 기존의 에너지 저감 계획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으며, 수송부분도 그린카에 집중하고 있지만 전기차의 발전속도가 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며 “혼잡세 도입, 세수중립적인 휘발유세 인상 등 수요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목표설정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안병옥 소장은 “부문별 배분에서 수송부문이 굉장히 많이 잡혀 있는데 EU를 보면 산업, 발전, 건축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을 상대적으로 높게 잡고 수송은 낮게 잡았다”라며 “우리보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정책을 강력하게 집행하고 있으며 수송과 관련해 여러 가지 수단을 적용하고 있는 EU에서도 수송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인데, 과연 정부가 잡은 목표가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안 소장은 “이는 산업부문의 감축목표를 적게 잡다 보니 수송부문이 지나치게 높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 소장은 감축수단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발전부문에서 CCS(탄소포집기술)를 감축수단의 하나로 언급하고 있는데 우리보다 앞선 EU에서도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설사 실용화가 된다고 해도 2020년 이후로 보고 있는데 우리는 2020년까지 이를 적용해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것은 난센스다”라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기술 수준이나 단계를 고려해 현실성 있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컨트롤 타워’ 부재 우려

    한편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들을 동원하고 있지만 과연 계획대로 실행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송분야만 해도 바이오연료 확대보급을 위해 혼합비율을 증가한다는 계획이지만, 외국에서 수입되는 바이오연료에 대한 면세를 철폐하겠다며 기획재정부가 제동을 걸면서 지식경제부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또한 최근 공개된 수도권대기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저공해자동차 평균 구매비율이 16%에 불과하며, 의무비율인 20%를 달성한 기관은 전체 185개 기관 가운데 31.9%인 59곳에 불과해 공공기관조차 저공해차를 외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 이를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지만 환경부가 이 역할을 맡기에는 무리라는 견해와 함께, 민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더욱 세밀한 유인책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1.06.29,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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