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성장 외치더니...MB '탄소배출권 거래제' 뒷걸음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2932, 2011.02.08 10:23:31
  • 이명박 대통령이 7일 녹색성장의 핵심과제인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시기를 늦추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2013년에 도입하겠다고 입법예고한 뒤 대기업은 원가부담이 커진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적절한 시점에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국제동향과 산업경쟁력을 감안해 유연하게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9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관련법 수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란 정부가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부과해, 이를 넘기면 현금으로 배출권을 사도록 하는 제도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2020년까지 배출 전망치(BAU)에 대비해 온실가스를 30% 감축한다는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제도를 2013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러자 재계가 “탄소배출권이 10%만 유상으로 할당돼도 산업계 전체가 연간 5조6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고, 결국 정부는 한발짝 물러섰다.

     

    우선 2013~2015년을 “준비기간 성격으로 운영한다”고 밝히고, 무상으로 할당하는 배출권의 비율도 현재 90%에서 95%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기업의 초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처다. 또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법안을 수정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란 정부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을 선정해 감축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어기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배출량 허위보고 등에 대한 과태료는 현재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요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에 50% 이상 양보를 얻어냈다”고 밝히면서도, 배출권 거래제를 2015년까지는 아예 논의하지 않거나 철회하라고 밀어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도 이런 의견을 담은 공동건의서를 국무총리실에 제출했다. 이 부회장은 “원가 비용이 커지면 국내 기업이 공장을 외국으로 옮기거나 외국인이 국내 투자를 꺼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일본이 각료회의에서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연기한 사례를 들며 이 제도가 국제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녹색성장위 관계자는 “일본은 에너지 효율이 우리보다 3배 이상 높고, 탄소세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 우리나라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2007년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우리나라 에너지원단위(TOE)는 0.355이다. 이는 일본(0.101)의 3배,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0.187)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녹색성장을 아무리 떠들어도 우리나라의 에너지효율이 다른 선진국에 견줘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대기업의 반발 탓에 제때 시행해야 할 정책을 유보하거나 후퇴하면 녹색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영원히 벗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성장위 관계자도 “배출권 거래제로 우리 산업은 고효율 에너지구조로 전환되고 탄소시장이나 재생에너지 등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02.07, 한겨레신문, 정은주 이순혁 김경락 기자) 원문보기

엮인글 0 https://climateaction.re.kr/about06/12478/310/trackback

댓글 0 ...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닉네임
49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311 2011.01.10
49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5562 2011.01.10
49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152 2011.01.10
49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954 2011.01.10
49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058 2011.01.18
49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496 2011.01.26
49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345 2011.02.0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932 2011.02.08
49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576 2011.02.08
49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33 2011.02.08
489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081 2011.02.08
488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954 2011.02.08
487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224 2011.02.09
486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962 2011.02.15
485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745 2011.02.17
484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845 2011.02.17
483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297 2011.02.25
482 기후변화행동연구소 3341 2011.02.25
481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649 2011.02.26
480 기후변화행동연구소 4592 2011.03.02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