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 외면’ 교통세, 2020년까지 연장 추진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3496, 2011.01.26 12:45:55
  • ㆍ국토부, 2012년 만료 앞두고 존속 방침
    ㆍ4대강에 빼앗긴 SOC예산 메우는 역할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서민들의 유류세 인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부는 정작 뒷짐만 지고 있다. 겉으로는 “세금을 내리더라도 실제 기름값에 반영될지 미지수”라고 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 4대강 사업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쏟아부은 상황에서 뒤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도로 건설을 하려면 교통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회도 지역구 민원을 처리하려면 교통세가 가장 만만하다. 세 차례에 걸쳐 교통세를 일반세로 전환하려던 정부 계획이 좌초된 배경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토해양부는 한술 더 떠 2012년 만료 예정인 교통세를 2020년까지 연장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서민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교통세가 포함된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면서 “교통세를 일반세로 전환한 뒤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규모 토목공사보다는 환경 보전이나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더욱 많은 재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개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1994년 교특회계가 출범한 이후 교통세는 도로 건설에 집중적으로 사용돼 왔다. 당시만 해도 “부족한 SOC 건설을 위해 한시적으로 기름값에 특별세로 부과해야 한다”며 시작됐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초기만 해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민원성 예산으로 전용됐다.

     

    교특회계의 토목예산 전용은 정부의 중장기 교통정책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도로 건설을 자제하는 대신 철도 중심으로 물류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별세인 교통세의 사용 목적 때문에 도로 건설에 계속 예산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굳이 대형 건설사업에 투입한다면 도로 건설보다는 철도 개선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도로보다 에너지 소비나 오염배출이 적기 때문이다. 지금은 교특회계의 절반가량이 도로 건설에 집중되고 있다.

     

    한 술 더떠 국토부는 2012년 말 일몰 예정인 교통세를 202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와의 협의는 끝나지 않았지만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반드시 교통세가 존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2019년까지 410조원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예상되는 국가 기간 도로망 구축을 완성하려면 교특회계가 없어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교통세를 특정 목적에 쓰는 ‘목적세’로 운용해야 하느냐는 문제는 그동안 정부 부처 내에서도 논란이 돼 왔다. 세수는 뻔한데 세금을 쓸 곳은 많기 때문이다. 당초 교통세의 85%를 교특회계에 투입했다가 80%로 낮춘 것도 에너지와 환경부문 투자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2009년 기획재정부는 교통세 일몰 시점을 앞두고 교통세와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 3대 목적세를 일반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토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로 끝났다.

     

    4대강 사업도 교통세 존속에 큰 역할을 했다. 4대강 사업이 SOC 예산을 상당 부분 가져갔기 때문이다. 올해 SOC 부문예산은 3조5000억원 규모의 4대강 사업을 포함했지만 지난해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교통시설 예산은 17.1% 줄었다. 교특회계가 있어 그나마 SOC 부문에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한 셈이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교통세의 도입 취지가 토목공사에만 재원을 투입하라는 것은 아니며 에너지 빈곤층 지원과 환경보호 목적도 있는 만큼 그런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세의 5%만 에너지 빈곤층 지원이나 기후변화, 온실가스 대책에 투입하더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인표 선임기자 iphong@kyunghyang.com

     

     

    (2011.01.23, 경향신문, 홍인표 기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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