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한시민 프로젝트](6) ‘물, 물, 물을 아껴라’ 결산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조회 수: 4109, 2011.04.11 11:23:42
  •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는 물을 마시고, 수돗물로 샤워를 한다. 변기 레버를 한 번 내릴 때 물 12ℓ가 내려간다. 눈에 보이는 물 이외에도, 생활과 산업의 모든 곳에 물이 흐른다. 해마다 물의 날(3월22일)이 있는 3월이면 물을 아끼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물 위기를 우려하는 신문 기사가 실리지만 여전히 물 절약은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다. 3월 착한시민프로젝트 ‘물, 물, 물을 아껴라’ 참가자들은 주변의 물을 돌아보는 데에서부터 시작했다.

    현대미술가 이재환씨(31)는 변기탱크 뚜껑부터 열었다. 늘 보면서도 그 구조는 처음 알았다는 변기탱크. 알고보니 그 안에는 물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밸브가 있어서, 물이 적게 쓰이도록 맞춰놓을 수 있었다. 세면과 샤워를 할 때도 간단한 빨랫감을 발 아래 내려놓고, 육군 훈련병 시절 샤워 제한시간이었던 3분에 맞춰 몸을 씻는 도전도 했다. 벽시계에 시한폭탄처럼 타이머가 돌아가는 가운데 하는 샤워가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이내 적응이 됐고, 또 재미있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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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이소연씨(30·여)는 회사에서 마시는 물에 의문을 가졌다. 냉장고의 물과 음료수는 사무실 사람들이 모두 ‘과소비’하고 있었고, 소연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먹다 남은 물을 버리고 새 생수병을 가져오는 일도 많았다. 컵을 준비해 생수병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셨다. 회사 동료들에게 착한시민프로젝트 취지를 알리고 설득한 결과 사무실 문화도 바뀌었다. “다들 지금까지는 신경쓴 적이 없대요. 제가 하는 것을 보더니 큰 관심을 보였고, 반응은 모두들 긍정적이었습니다.” 변화를 체감한 소연씨는 샴푸 대신 식초로 머리를 감았다. 샴푸 거품이 섞인 생활폐수를 정화하는 데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연씨는 앞으론 친구와 함께 직접 만든 친환경 샴푸와 린스를 써볼 생각이다.

    도보여행가 윤재훈씨(52)는 이미 15년째 샴푸는 물론 주방세제조차 퇴출시킨 물절약 실천자다. 재훈씨는 네팔과 인도에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본 뒤 생활습관을 바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거형태가 아파트 위주로 바뀌면서 세숫대야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 “예전 어른들은 대야에 세수를 한 뒤 발을 씻고 그 물은 화단에 줬는데 지금은 그런 게 사라졌잖아요.” 이미 생활폐수는 줄일 만큼 줄였기에, 재훈씨는 이제부터 식습관을 채식 위주로 바꾸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 쌀 1㎏을 생산하는 데는 물 3000ℓ가 들지만 쇠고기 1㎏을 생산하는 데는 5배가 넘는 1만6000ℓ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자의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물 사용량을 꼼꼼히 확인하고, 세면을 따로 하던 버릇 대신 샤워를 할 때 함께하고 그릇과 세탁물을 모아 식기세척기·세탁기를 돌리는 횟수를 줄였다. 하루 평균 수돗물 소비량은 약 400ℓ에서 200ℓ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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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은 지난달 17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과 만나 그동안의 실천을 평가하고 조언을 얻었다. 안 소장은 “환경운동은 보통 사람이 쉽게 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있다”면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취지를 알리고 동참을 얻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생활을 한다면 지구는 100년 뒤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 안 소장의 얘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전기를 더 많이 쓰려고 더 위험한 원전을 지은 대가다. 안 소장은 “물은 식습관, 에너지 소비, 생활양식 등 모든 것과 닿아 있다”며 “원전 사고로 지금 불안감에 떨듯, 물을 아끼지 않으면 어느날 닥치는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1.04.08, 경향신문, 김명일 기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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